살아가는 이야기

딸래미 눈치..

아포리 2011. 7. 25. 19:10

하늘을 보니 두리뭉실 이것도 저것도 아닌것이
꼭 세수하고 화장 안한 내 얼굴같은 모습이다

혹시 오후에 바람불어 비라도 올까
서둘러 산에올라 운동이라도 하고오자 싶어 길을 나섰는데

아직도 미끄러운 빙판길이 있어 아이젠도 없이 조심 조심 걷다보니 힘이 많이 들어갔는지 점심후에 노곤함이 신문을 보고 있는데 꾸벅꾸벅 병든 닭 모양 졸고 있는 내 모습이 웃으워 들어가 누웠다

아들내외가 오는 날이라 시장을 보아야 하는데 하고 시계를 보니 3시쯤...
한 삼십분만 눈 붙이고 일어나 시장을 볼 양으로 누웠는데 일어나 보니 5시반 부리나케 이마트로 가서 이것저것 장을보고 돌아오니 거의 7시가 다된시간이라 딸래미 올 시간도 되었고 저녁준비가 부산스러웠다

김장김치 넣고 두부 송송썰어 넣고 돼지고기 넣고 국물이 끝내주게 삼삼하게 맛있다 크~~~
아마도 술꾼이라면 소주한잔 생각도 날법한 찌개가 되었다

내친김에 고추장 얼큰하게 양파를 넉넉히 넣고 돼지불고기를 양념하고 볶아 딸래미와 둘이 시원한 맥주놓고 먹을라 치는데
영~~~딸래미 안색이 별로인것이 오빠오는 날이라 반찬이 넉넉한줄 알고 가슴을 후비는 것이 내 역시 마음이 쓰리기는 마찬가지였다

딸래미한테 소홀한것도 아니련만 왜 그런생각을 했는지 서먹하게 저녁을 끝냈다 가족이래봐야 다섯인데 흩어졌던 가족이 만나는 금요일엔 아무래도 반찬에 신경을 좀 써야 하는데 솔직히 아들내외 오늘날 반갑기도 하지만

이것저것 신경을 쓰다보니 귀찮기도 하다 식구가 모두 모이는날 아무래도 마음이 쓰이는데 딸래미 눈치가 이만저만 아닌것 같어
에궁 빨리 시집을 보내야 한텐데 그것 또한 여의치도 않고

딸래미 눈치보며 저녁을 끝내고 있는데 아들내외가 바뻐서 오늘 못온다고 전화가 왔다
그럼 그렇치 너희들이 엄마 마음을 알겄니
늘어지게 잔 낮잠때문에 저녁이 늦어 정신없이 저녁준비한 엄마에게 딸래미는 오빠오는 날만 반찬에 신경쓴다고 투덜거리며 눈치주고

아들녀석은 즈이 동생 눈치보며 기다리는 엄마 속내도 모르고 못 온다고 전화가 오고 ........
남편도 모르는 마누라 속을 자식들은 알겄니......
속터지는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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