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솜털 같은 봄볕..

아포리 2011. 7. 25. 19:14

봄 햇볕은 며느리 내보내고
가을 햇볕은 딸을 내 보낸다고 하는 애교서린 이야기도 있습니다

요즈음은 값도 비싸고 구하기도 그리 쉬운것이 아닌
감태가 있기에 기름에 잰다고 김솔을 찾아보니 이사올적 어디에 두었는지 여기저기 찾아 보아도 도무지 찾을길이 없어 땅콩같은 작은키에
의자를 놓고 올라가 김솔을 찾다가 그만 발을 헛디뎌 의자에서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꼭두새벽부터 감태를 재느라고 웬 법석을 떨었는지 후회 막금이었습니다 결국 김솔도 찾지 못하고 대충 참기름과 옥수수 기름을 섞어서 감태를 재고 서둘러 구워서 딸래미 아침상을 차려 주었습니다

넘어저 팔도 아프고 뒤통수도 땡기고 엉덩이도 시원찮고 손톱은 부러지고 작은환자가 되어 정형외과를 가려 길을 나서는데
등허리에 솜털같은 봄볕이 내려와 얼마나 따스하고 포근한지
어디가 아퍼 병원에 가는지 조차도 잊어버리고 아무생각도 없습니다

가끔은 이렇게 아무생각없이 머리속은 텅 비워놓고 가슴속은 채우는 시간도 꽤 괜찮을듯 합니다

잠깐......
중요한것을 잊은것 같은데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나이 들음은 속일수 없는가 봅니다
그래도 그렇치
생각이 났습니다
방송통신대 등록금 고지서 였습니다 잊어버리기 전에 국민은행에 들러 얌전히 차례를 기다리며 등록금을 내고 돌아서 생각에

잘한것인지....
어떻게 잘 해낼수 있을것인지
없던 고민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잘 할것이란 믿음에
또한번 새로운 것에 도전을 해 보리란 생각에
마음을 다 잡아 보았습니다

이젠 어쩔수 없이 등록금도 내었으니 시작이 반이라고
시작을 해야합니다
일요일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 있다고 합니다

흠....늙어 주책이 아닌지도 모르겠고
오리엔테이션에 가면 내가 제일 할머니 같음 어쩔까 생각도 해보고
그래도 할수없지
발길을 제대로 돌려 정형외과에 들러 물리치료 받고
저녁을 뭐 해 먹지....
또 일상적인 걱정거리를 찌개속에 넣어 보글보글 끓였더니
국도 아니고 찌개도 아니고 이것도 저것도 아닌 퓨전이 되고 말았습니다
콩나물 듬뿍 넣고 코다리 찜을 했는데 말입니다
그건 싱숭생숭 했던 봄 바람이 주범인 모양입니다
봄 바람 때문에 정성이 없는 저녁을 준비 했습니다
그래도 마음은 아직 초록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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