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부부 이야기..

아포리 2011. 7. 25. 19:24

큰 시누님이 포항 큰아들네 집에서 서너달 지내다 오셨다
인사도 드릴겸 겸사해서 남편과 큰 시누님 모시고 점심 약속을 했다

갈때 부터 웬지 심사가 틀리기 시작을 하는데
틀려버린 심사가 딱히 뭔지도 모르게 심사가 틀린다

남편이 하는말 하나하나가 귀찮다고 생각이 들면서
가시돋친 말을 쏘아대었다

마음은 그게 아닌데.....
요즘 들어 부쩍 남편은 철없는 어린 아이처럼 내게 의지를
하는것이 역력하다

미운정 고운정 으로 가득찬 세월들
그냥 그렇게 철없이 보아 주면 될것을
왜 자꾸만 가시를 심어 버릴까????

시무룩한 남편을 보니 더 보기 싫고 밉다
자꾸만 눈치만 보는것 같어 미안스럽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마음을 풀어 주기가 싫다

침대에 누워 자는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니 더 측은하건만
내 마음도 나도 모르게 주체할수가 없다

반성을 하면서 내 자신도 마음이 짠해지기 시작을 한다
군포시 바르게 살기 위원회 위원인 남편이 바르게 살기 위원들과
함께 오대산으로 등산을 가기로 한 모양이다

어제 가시돋친 말로 심기 불편하게 했던것이 마음에 걸려
부지런히 새벽부터 정성을 다해 김밥을 싼다
어제 심통 부린것이 미안스러
나도 멋적어 남편의 눈치를 보면서

예쁘게 종이도시락에 김밥을 담고 물을 담고 과일을 챙겨주고
좋아하는 초코렛 찰떡파이 등을 베낭에 챙겨넣어주고
슬금슬금 남편의 얼굴을 훔치면서
남편도 슬금슬금 내 눈치를 보면서

한참을 거울앞에 서서 며칠전에 이마트에 사온 모택동이 모자를
눌러쓰고 멋있는가 폼을 보란다
못 이기는척
별로인 폼일망정 멋있다고 한마디 던지고

오늘 재미있게 놀다오라고 다정한 말한마디 던저본다
사실 나도 한바탕 심술을 부려는 보았지만 마음은 쓸쓸당연했다
이렇게 마음이 짠할줄 진작 알았으면 적당해 해둘것을
새벽 내내 김밥 싸면서 남편 얼굴 보면서 미안했다

그래서 미안스레 눈치보며 미운 웃음을 웃었다
주섬주섬 등산가방을 메고 운동화를 신기에
엎드려 솔로 시간을 버느라 털어주었다
현관을 나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면서도

내내 마음이 어찌나 짠하던지
딸래미가 아빠 잘 놀다 오세요 하고 얼마인지 모를 돈을
주머니에 찔러 넣어 주었다
그바람에 조금은 미안함도 죽이고 딸래미한테 고맙고

눈물이 찔금났다
엘리베이터가 올라와 문이 열려
자~~~알 놀다와요
남편이 손을 흔들어 준다
흔들어 보이는 손에 또 가슴이 싸.....하다

하루종일 남편 기다리면서 미안한 마음에 반성 반성
여러번 반성을 하면서
손전화에 전화를 해 보았다
난 하루종일 계속 미안한 마음이었는데

노느라고 잊었는지
전화받는 목소리가 밝다
재미있었어???
힘들지는 않구???
주문진이라고 하면서

뭐 사갈까???
후후후후
또 남편 생각해준다고
그냥 편하게 돌아오라고 생각해주는척.......
내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듯
그래도 남편이 오래오래 내 곁에 있어 주어야
내가 힘이 난다는 진리를 깜빡 잊은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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