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하루라도 여유가 생길때면 남편과 나들이 계획을 세워본다
큰 아이 내외는 딸래미 데불고 대천 아이 외갓댁으로 휴가를 떠났고
그틈을 이용해 우리 내외도 부랴부랴 정신없이 짐을 싸들고
청량산을 향했다
한....십여년전
일간지를 보다가 청량사 그림을 보고 언제인가 한번은 꼭 가보고 싶었던곳
안개구름에 가려 신비스럽게 앉아 있는 청량사가 오래도록 마음에 남아 가보고는 싶었어도
워낙 먼 거리이기도 해서 가볼 짬이 없었다
원래 대천쪽에 있는 삽시도 원산도를 여행 하기로 계획은 하였다가
갑자기 청량산 청량사로 발길을 바꾸었다
봉화에 있는 청량산에 점심무렵 도착해 점심도 거른채 이정표를 보고 청량사로 올라갔다
청량산 깊숙이 들어가다 보니 말 그대로 청량하기 짝이 없는
청량하고 향기로운 향긋한 냄새와 풀벌래 소리 날벌래 소리
청량사 오르는 길도 고즈넉히 남편과 데이트 하기에 누구의 방해도 없이 오솔길 이었다
오르다 만난 쉼터
인심좋은 아저씨 들어와서 건강차 한잔 하고 가란다
거기에 돈은 받지 않는 건강차 라니 귀가 솔깃도 했지만
눈앞에 둔 청량사 가는 발길이 바뻐 내려오다 마시겠다 약속을 하고
청량사에 오르니 참 마음이 한가롭고 여유롭고 부드럽고
속내에 담겨 있던 어둡던 칙칙했던 상념들이 모두 쓸어 내리는것 같다
그렇게 청량한 청량사에 칙칙했던 마음 내려 놓고 절에서 운영하는
찻집.....
아마도 청량사 보다는 오히려 찻집에 한번더 가보고 싶었던 마음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예전에 일간지에서 보았던 찻집은 오막살이 찻집이었는데
지금은 그새 세월이 십여년 흘러 아주 현대식 그래도 찻맛이 아주 좋을것 같은 예감이 드는
바람이 소리를 만나면 찻집이었다
찻집에 들러 바람이 소리를 만난 소리도 들어보고
남편은 갈바람차 나는 대추차로 포근하고 아늑한 정취에 잠시 취해 보았다
꼭 한번 와보고 싶었던 곳이었기에 발걸음 돌리기도 가볍지는 않았다 다음에 다시 한번 와볼 기회가 또 있겠지 하는 마음속 약속을 남기고.....
청량산 도립공원 입구로 다시 나오니 안동댐 상류인 그곳엔
레프팅 장소로 아주 멋진 젊은 모습들을 보기도 좋았다
차를 돌려 청량산 하고는 완전히 반대편에 있는 안동 하회마을로
이정표를 보고 또다시 잰걸음 운전을 하였다
저녁 아직은 어둡지 않은 회색빛 시간에 안동하회마을 도착
거기에선 실망감을 떨처 버릴수 없었다
차라리 하회마을 양반 마을이 아닌 주막촌으로 불리었음 좋았을법한 하회마을
모든 집들이 하나같이 주막집 아니면 안동찜닭집 아니면 먹거리집 아니면 민박집들.....
주막촌이면 아주 꼭 안성맞움이었음직한 하회마을 다시는 가보고 싶지 않은곳
다시 단양에 있는 구인사 여기도 오래전에 한번은 가보고 싶었던곳
불교 종파가 천태종인 구인사는 사찰이라기 보다는 차라리
사찰을 빙자한 기업으로 자리매김 하는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
또한 떨칠수 없었다
어마어마한 소백산 한자락에 거대하게 자리잡은 구인사
여기에 모여드는 노인네 보살님들 기도를 하러 들어 오신다고는 하는데.....
글쎄....
그렇게 거대한 곳에서 차분하게 마음 모아지는 기도가 될까 싶은 생각도 잠시 해본다
뭐든지 커야만 되는 나라
마음이 착잡한 생각을 버릴수가 없었다
죽령을 넘어왔던 길을 버리고
이화령을 넘어 오니 한적하고 차량통행도 아주 뜸하고 마음이 한결
넉넉하고 좋았다
문경새재 이화령 꼭대기에서 커피한잔 맛이 똑 기가 막히다
돌아 돌아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길 집에 다다를수록 손녀딸 예균이 모습에 자꾸만 아른거린다
차량속도를 80에서 100으로 다시 120으로 그래도 천천히
다시 80으로 여유롭게 집으로......손녀딸 예균이 품에 안아 보니
세상 부러울것 없는 그런 속으로 다시 돌아왔다
가득 가슴속에 담아 두었던 욕심과 미움과 어리석음을 청량사에 정말로 두고 왔을까??????
욕심도 버리고 미움도 버리고
그렇게 살아야 겠는데
어느 싯 구절이 떠오른다 욕심도 버리고 미움도 내려놓고.....
그래 이제부터는 작은마음으로 알뜰한 마음으로 있는것 아껴가면서
최소한의 생활로 현명하게 돌아가자
나 예균이 할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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