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거실 깊숙한 곳 까지 겁도 없이 들어오던
ㄱㅕ울 햇살이
점점 몸을 낮춤인지 조금씩 선을 긋기 시작을 하면서
거실 반쯤 밖에는 들어 오려고 하지 않는다.
반쯤 들어와 앉은 햇살에
집안을 들추어 비추어 보면 먼지가 폴싹폴싹 거리는 곳이
신경 쓰이게 눈에 뜨인다.
그래도 좋다......ㅋㅋ 뭐 마냥 게을러 보지 뭐....그까이 꺼...ㅋㅋ
참 봄 햇살은 말랑, 몰랑 거리면서
검블 같았던 마음을 간지러 준다. 그 맛에 살폿한 웃음도 지어 보지만
베란다로 눈을 돌려 보면, 온통 난리 구석이다.
너두, 나두 키 재기 하는 것인지
하루가 다르게 녀석들은 키 재움을 한다.
그중에 제일 먼저 봄 소식을 안겨준
겹 꽃의 풍성한 아자리아가 쥔장의 귀염을 제일 받고 있는 중....ㅋ
무거운 아자리아 분을 낑낑 거리면서
화분 틈새에서 꺼내어
내 눈에 가장 잘 들어오는 쪽으로 빼내어 앉히고는
하루종일 그 녀석과 눈 맞춤을 해도 전혀 지루하지 않다.
그런데 녀석과는 전혀 어울림을 하고 있지 않은
내 집안 패션은 고무줄 바지에 헐렁한 티셔츠 차림, 화장기도 없는
영낙없는 주름투성이 할마이 모습이다. ㅠㅠ
그래도 나는 녀석의 고운 모습만 보일뿐.....ㅎㅎㅎ
고무줄 바지의 헐렁한 티셔츠의 내 정면의 모습은 보이지 않기에
마음만 고급스럽게 단장을 한다. 것두 어딘데....ㅋㅋㅋㅋ
자....이젠 나두..ㅋㅋ
낑낑거리면서 빼 내 와서 가장 내 눈맞춤 하기에 적당한 곳에
녀석을 앉혀 놓고
집안을 진동하게 만들어 줄 향 좋은 커피 한잔을 내린다.
그리고 좋은님이 건네어 준.....
음질 좋은 CD 한장을 빼어서 오디오에 걸어 놓는다.
아무래도 지금 정경하고 딱 맞아 떨어지는
비발디의 "사계"가 좋을 겨...
말랑,몰랑한 봄 햇살이 비집고 들어와 앉은 곳에
나두 못 이기는 체 풍성한 고무줄 바지 무릎까지 걷어 올리고
앉아서 병아리가 뒤뚱, 쫑쫑 거리면서
맴을 돌고 있는 듯한 느낌의 "봄"을 먼저 올린다.
한 잔의 향긋한 커피 향과, 한 움큼의 몰랑한 봄 햇살과, 노랑 병아리떼의
종종거림을 연상 하면서 홀짝이는 커피 향의 맛은
궂이 노천명 시인의 싯귀 "이름없는 여인이 되어"를 읆조리지 않아도
나는 순간의 무한한 행복감에 젖는다.
이름 없는 여인이 되어 / 노천명
어느 조그만 산골로 들어가 나는 이름 없는 여인이 되고 싶소.
초가 지붕에 박넝쿨 올리고 삼밭에 오이랑 호박을 놓고
들장미로 울타리를 엮어 마당엔 하늘을 욕심껏 들여놓고
밤이면 실컷 별을 안고 부엉이가 우는 밤도 내사 외롭지 않겠오.
기차가 지나가 버리는 마을 놋양푼의 수수엿을 녹여 먹으며
내 좋은 사람과 밤이 늦도록
여우 나는 산골 애기를 하면 삽살개는 달을 짖고
나는 여왕보다 더 행복하겠오.
ㅋㅋㅋㅋ
이십때 부터 수첩에 빼곡히 적어 넣어 가지고
외움을 하던 노천명의 시...
헐렁한 고무줄 몸빼 바지의 내 모습이지만
지금 현재의 내 모습은
나는 여왕보다 더 행복하겠오......
요런 모양새이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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