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단상

풍요속의 빈곤....ㅠ

아포리 2016. 7. 18. 05:34

 

 

모든 걸 비워내야 한다.

매주 일요일은 우리 아파트 재활용 분리수거 하는 날이다.

 

주말이 되면

우리집에뭐 버릴것 없나 두리번 거리게 된다.

 

예전 같으면 그냥  이 구석 저 구석

쓰지도 않으면서 처 박아 두는 일이 다반사 인데

 

요즘은 자꾸만 버리고 비워내고를 생각하게 하는건

이것두 나이 먹음이라고 해야 하나??

 

마음도 비워내고, 물질도 비워내고. ㅋ

암튼 주말만 되면

 

우리집에 뭐 버릴 것 없나를 두리번 거린다.

일상적으로 나오는 재활용 분리수거 말고

 

한가지라도 꼭 정리를 해서 버려야 마음이 편하다.

오늘은 그동안 벽에 걸어 놓고 쓰던

 

부엉이 시계가....자주 멈춰 버려서

장식용으로 놓아 둘까 하나가

 

과감하게 벽에서 떼어 재활용 분리수거장으로 보내 버렸다.

ㅠ ㅎㅎㅎㅎ 시원타.....였다.

 

그런데

동네 어르신 한분이 비닐봉지 한 가득

 

무언가 손바닥으로 호호 거리면서 비닐봉지에

한줌씩 담아 놓으신다.

 

무얼 하시느라 저렇게 하고 계신가 만 흘려 버리는데

에구머니 세상에나

 

한말은 족히 됨직한 현미 찹살을 누군가 버렸다.

그걸 소중하게 한줌씩 떠 내서 봉지에 담으시면서

 

계속 땀을 흘리시면서 끌끌 혀를 차시는 것이다.

우리 어려서는

 

우물가, 수돗가에서 쌀을 씻을때

쌀 한톨 나가면 할머니, 할아버지 한테 호통을 받았던 시절도 있었는데

 

그리고 그 쌀 한톨이 참으로 소중했던 시절도 있었는데

세상에 현미찹쌀을 그렇게나 많이 버렸을까???

 

왜 였을까???

물론 여름이 되면 현미 쌀은 벌레가 더 많이 생긴다.

 

그런데 벌레도 하나도 없는 현미찹쌀을 왜????

두런두런 모여드는 어르신들 한 말씀들 하신다.

 

분명 젊은 사람의 짓이 아니겠나....ㅠ

글쎄나요.

 

거의 현미찹쌀을 주어 담으신 어르신

명쾌한 답을 내어 놓으신다.

 

이거 잘 씻어 가지고 현미떡 해 먹읍시다......ㅋ

또 한 어르신 말씀

 

혹시 그거 무슨 약이라도????

에이 무슨 말씀을.......

 

그래도 모두 어렵던 시절을 살아내신 분들이라

버려진 쌀이 여간 아까운 것이 아니다.

 

그려...

깨끗이 씻어서 현미 떡을 해서 먹는게 가장 현명한 생각이여

 

낼, 모레

쪼기 벤취로 모입시다요....

 

ㅎㅎㅎㅎㅎㅎ

역시 어려운 살이 해 내신 어르신들의 모습을 본다.

 

아마도 낼 쯤은 살구나무 아래 벤취에 오손도손 모여서

현미찹쌀 떡을 해서 맛있게 잡수시며

 

옛 이야기 하시겠지?

그냥 입가에 웃음도 번지고, 안스러움도 번지고,

 

현미찹쌀을 내다 버린 그 누군가의 모습도 떠 오르고

 

아마도 몸에 좋다는 현미찹쌀을 시어머니가 갖다 주었는데

새댁이 그게 싫어서 내다 버렸지 않았을까????

 

별별별....생각이

ㅋㅋ

 

이래서 머리에 흰머리만 송송 거리는 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