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남편 생일 날...(1107)

아포리 2015. 12. 18. 06:47




남편 생일은 음력으로 11월7일

양력으로는 12월 17일


처음엔 7일, 17일이 헷갈려서

정신을 바짝 차려야 했다.


그렇게 서슬이 있던 남편도

세월도 어쩔수 없이


종이호랑이로 변해 버려

요즘은 내 목소리가 담을 넘어 가고 있다. ㅠ


그러면 안되는데

그래도 남편의 목소리가 더 커야 하는 법인데


마눌의 목소리는 점점 더 커지고

남편의 목소리는 점점 더 작아지고


이것도 세월 탓이려니....

그래도 언제나 우리집 기둥은 남편이다. ㅋ


오래 쓰던 식탁이 덜컹 거리기도 해서

지지난주에 커다란 식탁을 하나 장만 했다.


커다란 식탁위에 차려진 남편 생일 상.....

둘이 마주 앉은 식탁이 참 썰렁하기 짝이 없다.


요즘 치아 때문에 고생을 하고 있어서

아무것도 준비하지 못하고


그래두 미역국은 있어야 하기에

미역국에, 잣죽 한 그릇, 동치미, 새로 꺼낸 김장김치


그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속으로는 마음이 켕기면서


식탁에서 마주보고 둘이 앉은 아침 상이

이것도 세월 따라 많이 늙어 가는가 벼.....


혼잣말로 궁시렁 거리면서

남편 생일을 맞는다...


다른 때 같았으면 이것저것 푸짐한 생일 상 이였을것 같은데

하필 이쯤 치통이람....


당신 때문이지만.....그래도 맘이 짠하다.

하늘에서 어머님 내려다 보신다면


ㅉㅉ..혀를 차실것도 같은 생각에..

생전 온화 하시던 어머님 생각 떠 올리면서


한마디 올려 드린다.


어머님!!

당신 아들 끝까지 보살피고 잘 모시고 살다가.


제 앞에서 어머님께 보내 드릴께요

아침 새벽부터 대전 녀석들 전화가 없었다면


더더욱 썰렁할번 했는데

아침 동이 트기도 전에


전화질을 해 댄다.

귀가 따갑다...


할아버지 생신 축하 드려요!!!~~~

합창 하는 소리에


그래도

오늘이 할아버지 생일 날 이구나.....ㅋ


날씨가 추워서 좋아하는 드라이브도 못하고

집에서 꼭꼭 ...


저녁에 딸래미가 아빠 좋아 하는 아귀 찜...

저녁상은 푸짐하게


술 한잔에

남편의 생일 날이, 아빠의 생신 날이


조촐했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