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글로쓰는일상이야기

내가 좋아하는 산책 길...

아포리 2016. 4. 5. 06:48







내가 살고 있는 이 곳은

도, 농이 함께 잘 어울림을 하고 있는 작은 도시


집에서 점심먹고 나른해 질것 같은 오후 2시경쯤

바로 집뒤에 있는 수리산에 올라 능선길 따라 집으로 돌아오면


헝클어진 마음 치유는 제대로 이다.

벌써 이곳으로 둥지를 옮긴 것이 14년차에 접어 든다.


아이들 모두 내어 놓고 조용하고, 공기 좋은 곳을 택한 곳이다. ㅋ

새벽이면 별이 초롱 거리는 곳. ㅋㅋ


초저녁이면 눈섭딸이 윙크하며 웃고 있는 곳..ㅎㅎ

조금 더 승용차로 10여분 정도를 옮겨 보면


내가 늘 즐겨 가는 산책길이 나온다.

그곳을 즐기는 이유는 따~악 한가지 때문..


그곳에 가면 어릴적 가슴안에 품어 있던

그리움 같은 것이 나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ㅋ


내가 제일 좋아하는 나무가 그곳에 가면 우뚝하니

장대처럼 서 있다.


작달막하니 땅콩처럼 생긴 내가

고개를 뒤로 어지간히 젖히고 올려다 보아야


나무 끝까지 보일락 말락한 미류나무 한 그루가 그곳에 있다.

집에서 서너시경 쯤 나갔다가.


그 미류나무 밑에서 쉼도 하고, 어릴적 품었던 꿈도 떠 올려 보고

장에 가신 엄마를 기다리던 미류나무 밑에서 기다려 보던 때도 떠 올려 보고...


석양을 받은 미류나무 잎새의 팔랑거림은

어렸던 내 마음과 똑 같이 팔랑 거렸다.


아깝던 꽃 고무신 신고 팔랑 거렸고

할아버지 나막신 끌고 팔랑 거렸던 시절.....


그런 일상의 일들을 흘려 버리고

소꼽놀이 했던 곳도 미류나무 밑이였다.


옛날에는 마을 어귀, 어귀마다 미류나무가 꼭 있었는데

지금은 도심 어느 곳에서도 미류나무를 찾아 볼수가 없다.


그러던 차 우연히 산책길에 만난 미류나무 한그루에

내 어릴적 생각이 그리워 늘 찾아 가는 곳


내 마음의 안식처가 되어 버렸다.

봄 햇살이 따스하게 내리는 곳에


나물을 캐는 아낙네......밭을 가는 젊은 부부의 모습...

그 모습들을 미류나무 밑에서 잔잔히 바라보고 있노라면


나는 참 어린양이 되어

어릴적 그리움 생각에 눈물방울 한방울이 또르락 거린다.


그 어린 시절에서 나는 이 만큼

세월을 많이도 거슬러 와 있는데......


마음은 늘 어린 양이다.

내가 자주 좋아하며 찾아 가는 산책길....


아직은 잎새를 보이지 않아도

올해도 내가 즐겁게 산책을 해야 할 일거리 중의 하나....


미류나무 산책길이다.

그곳에 가면 내 어릴적 꿈이 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