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멀리 갔다.
큰녀석 때문에 얼기설기 알게 되어서
오랜동안 함께 웃고 즐김을 했던 친구가
햇살 좋은 봄날에 홀연히 가 버렸다.
백세인생이 무색하게
그렇게 무심히 가 버렸다.
눈물도 나오지 않고, 가슴만 먹먹하다.
슬픔의 눈물은 언제쯤 나오는 걸까?
그저 우리네 아이들과 함께 웃었던 기억들만
아련할 뿐....
매사에 분명하고,
어려운 살림살이, 어려운 시모살이, 어려운 남편살이
어렵기만 하더니
무겁게 짊어지고 걸어오던 그 발걸음이
이젠 샛털같은 꽃고무신 갈아 신고 싶었던 모양일세
아무일도 할수 없이 멘붕상태가 되어진 지금
허전하고, 먹먹하고, 온통 가슴 구석이 검은색깔인것만 같다.
이렇게 좋은 봄날에, 야속하게도 흐드러지게 좋은 봄날에
그려......잘 가시게
세월이 하도 무거워 가는 길은 새털같은 좋은 봄날 인갑다.
찐하게 얼어 붙은 내 가슴은
눈물도 나오지 않는 걸 보면
자네와 나는 아직 이별이 아닌갑네 그려...
내가 자네 손을 놓아주지 못하는 갑네.
살아 생전에 더 많이 웃어 볼걸....
살아 생전 더 자주 만나 볼걸....
살아 생전 더 좋은 일 함께 할걸...
삶의 시름을 하모니카에 실어 본다는 자네의 말이
이제사 가슴속에 박히는것 갑네 그려
자네가 하모니카 시작한지가 한 십년은 되었지????
나는 안적도 자네의 반절도 못 되었는데
자네의 모란동백 소리가 지금도 울리고 있는건
그때 자네의 모란동백 소리 듣고 내가 시샘을 했었지....ㅠㅠ
나는 겨우 학교종 가지고 허우적 거리고 있을때 였으니...
당연 샘 많은 내가 시샘할만도 했지....ㅠㅠ
자네가 가 있을 그곳에서
모든 시름 덜어내어 놓고, 시모, 남편....다 털어내어 버리시게
우리들 만들어 놓은 인연 끈....
이제 놓아 버리고
우리들 모두 다시 만날때 그곳에서
함박웃음 지어 보게나....
내일은 그녀를 보내는 마지막 날인데....
난 아직도 눈물이 나오지 않아.....
아마도 그녀를 보내고 난 연후에
나는 펑펑 울어 버릴꺼야...
그때 내가 펑펑 슬프게 울고 있을때
자네의 영혼이 나를 달래 주게나
슬퍼하지 말라고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