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우리 여행가자
참 게으르다
이 책을 구입해 놓은지가 벌써 1년을 넘기고 있다.
그야 물론
식탁에 올려 놓고 며칠에 한번씩은 들여다 보기는 하지만
식탁에 올려진 책이 대체 몇권이여
이것, 저것 맘 내키는 대로 들추어 보는 책이
대, 여섯권 쯤 되나
그래서 식탁이 어지럽다.
엄마~~~
우리 여행가자....
내가 부르면서 함께 여행가고 싶은 엄마는
더 이상 여행을 할수도 없고
세월은 그렇게 속절이 없다.
나도 우리 엄마처럼
그렇게 늙어 가는데
우리 아이들은 보챈다.
엄마~~~~
친구랑 여행 좀 다녀 오셔요....
노래처럼 귀찮게 귀가 따갑게 들려 주는데
뭔 여행을.....내가 그렇게 한가하지도 않지...
하면서
문득 엄마를 떠 올려 보면서
나도 울 엄마랑 똑같은 길을 가고 있음을 본다.
엄마~~~우리 여행가자
그 엄마랑 지금
미련 떨면서 여행이 가고 싶어 진다.
도란도란 둘이서 주전부리 해 가면서
낄낄 거리면서
그렇게 엄마랑
우리 여행가자.....노래해 보고 싶은데
세월은 그새 저만큼 달아나 버리고 말았다.
엄마의 안스러움만 가슴을 태우고 말았네
이젠 더 이상
엄마~~~우리 여행가자
소리 해 볼수도 없게 엄마는 낡아 버리셨다.
나도 그렇게 낡아 간다.
엄마도, 나도
엄마~~~우리 여행가자 소리 한번 해 볼수도 없게
뜨거운 눈물방울이 똑똑 거린다.
이런게 삶인가????
빠르게 도망가 버리는 세월이 한인가???
가는 세월이....속절도 없게
"엄마~~~우리 여행가자"
이젠 이 소리도 엄마한테 해 볼 수 없게
엄마 허리가 90도로 변해 버리셨다.
자주자주 기억력도 오락가락 하시는 90줄에 들어 가시려 한다.
"엄마~~" 라는 이름에 가슴이 서늘해 진다.
늦 시간에 엄마를 전화로 불러내 본다.
"엄마~~ 모해??"
오독하니 빈방에 혼자 앉아 티비로 시간을 보내시는 엄마의 저녁 시간...
엄마를 불렀더니....
"우리 큰 딸래미 하고 이렇게 전화 하고 있잖어....."
엄마의 그 쓸쓸하고도 정겨운 ...우리 큰 딸래미 하고~~~란 소리에
또 가슴이 깝깝스럽다.
나도 울 엄마랑 여행 이란거 가 보고 싶은데.....어렵다.
내 딸래미가 보챈다.
"엄마~~ 우리 여행가자~~"
그런데 귀찮다...
울 엄마도 나 같은 생각 일거야.....귀찮다...
그래도 나는 내 노후 시간을 재미지게 보내기 위해서
벗 삼아 놀고 있는 ...내 옆을 튼실하게 지켜 주고 있는 동무들이 있는데
울 엄마는 그것도 없다.
엄마가 하루종일 시간을 보내시는 주간보호센터에
시간을 내어서 큰 딸래미 하모니카 소리 들려 드리려 간다 하면서도
아직도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