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날의 의미...
앞으로 얼마나 내가 남편 생일을 챙겨 줄까나???
담주 월요일은 남편 생일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주말에 모이자고 한다.
아이들 한테 생일 챙김을 받을 때 마다, 우리는 아직도 어색하다. ㅋ
일년 열두달 매일이 우리 두 사람 생일 인것 처럼 하고 사는데
무신 생일은.......
식구들 생일이 일주일 간격으로 모두 겨울에 들어 있기 때문에,
12월달이 시작이 되면 남편생일 부터 시작해서 줄줄이 사탕으로
일주일 간격으로 생일날 이다.
아이들이 일주일 간격으로 들고 들어오는 케잌때문에 케잌 몸살을 해야 한다.
겨우내 집안에 케잌도 문제이고, 미역국 끓이는 것도 문제였다.
ㅎㅎㅎㅎ
아이들은 양력으로, 우리들은 음력으로 생일을 준비하다 보니
음력은 들쑥날쑥이라 어느해 아들녀석 생일날 이틀후가 남편생일날 이였는데
남편 생일날 감빡 하고 아침밥을 전날 서리태 듬뿍 넣은 콩밥을 주었더니
어???? 웬 오늘 아침엔 콩밥이여??? 하는걸
눈치도 없는 나는 암것두 모르고
어제 밥이 남아서 오늘 아침 그냥 찬밥 데웠지????? 했더니
오늘은 내 생일인데???? 하는 거......ㅠㅠ
뭔 생일은 그리 기억을 하고 있는지.....참으로 민망했던 일...ㅎ....
이제는 안되겠다 싶어서 어느해 부터 생일날 정리를 했다.
일주일 간격으로 있는 생일날 챙김을 하기도 그렇고 해서.. ㅋ
남편 생일날을 깃점으로 모두 한날 생일날 만들어 버리자고..ㅋ
담주 월요일이 남편 생일이라 아이들이 올해는 주말에 모이자고 해서
오늘 우리가족 합동 별난 생일 날 맞이한다. ㅋㅋㅋ
남편 생일날 단상....
올해는 나두 이제사 철이 들어 가는 것인지....참 늦된가 보다. ㅋ
남편 생일이
음식으로 챙겨줌이 아내의 소임이 아니라
앞으로 얼마나 내가 알콩이달콩이로
남편의 생일을 진정한 마음으로 챙겨줄까????
베란다 창문 밖으로 내다 보이는
개밥바라기 별과 함께 나란한 떠 있는 눈썹달을
보면서 상념에 잠겨 본다.
참 많이도 다투고, 참 많이도 애증의 관계로 미워했고
고운정 보다는 미운정이 더 많이 들었다고
늘 푸념만 하고 살아 왔는데
나도 이제사 철이 들어 가는가 보다. ㅎㅎ
돌아누운 남편의 등이 안스럽고 처량해 보이고
어떤땐 하루종일 TV만 끼고 있는 남편의 모습이
안스럽기도 하다... ㅠ
올해의 남편 생일날 맞음이 남편에 대한 미운정 보다는
우리 투닥이면서 함께 한 세월을 더 소중히 여기며
생일날 하루 맛있는 음식 보다는
앞으로 우리 두 사람 에게 남은 시간들을
온전히 남편을 위한 편한 마음 씀씀이로 대접을 해 줘야 겠다.
휴~~~~
별것도 아닌 내가 할 수 있는 마음 씀씀이를
그동안 인색하게만 했던 마음 씀씀이를
이제는 배포 크게 열어 놓아 주어
당신의 마음 편하게 해 줌이 아내 말고 누가 또 있으리...
나도 철 좀 들어 보자. ㅎㅎㅎㅎ
극히 혼자 먹는 점심을 싫어 하는 남편을 위해
내가 바쁘다고 자주 자주 혼자 점심을 들게 했던 것....
이제는 바쁜 일 좀 줄여 놓고
혼자가 아닌 함께 하는 시간들을 많이 만들어 보자
남은 세월 그니가 외롭지 않도록
우리 결혼 할때 들었던 주례 선생님의 말씀....
검은머리 파뿌리 되도록
참 흔하게 들었던 말이 이제사 그 뜻을 음미해 본다.
검은머리 파뿌리 되도록 살아 내기 참 힘들었지.....ㅠ
일년 통산 계산을 해 보면
고운 날 보다는 미운 날이 더 많았을 껴..ㅎ
그래서 보따리 싸고 싶었던 날도 많았는데, 그 보따리 또 풀어놓을 것이 없어서. ㅋ
이제는 그 보따리 싸고 싶었던 마음 훌훌 털어내 버리고
우리 살아 있는 동안 매일 생일 날이고
매일 축복의 날이란 걸 잊지 말자.
그 좋았던 연애시절은 어디로 갔는지....
그래도 마음자락 어느 한구석엔 꼬깃꼬깃 접어 놓아 두었던.
우리 좋은 날들 더 많았을껴.....
좋은건 순간으로 지나가 버리고, 짜증나는 일만 더 많았던 기억 접어 놓고
우리에게 남은 시간들은 매일매일을 여행하듯...햇살좋은 양지녘에서
주름진 얼굴 함께 보아 주고 마음자락 안에 남아 있는
마음 주름은 쫘~악 펴서 그 안에 사랑하는 내 가족들이
우리들로 인해 행복하게 살아 갈 수 있도록.....자리 만들어 주고,
우리는 매일매일을 여행하듯 그렇게 살기로 손가락 걸어 보기.
ㅋ
전능하신 하느님
오늘도 저희 생각과 말과 행위를
주님의 평화로 이끌어 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