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요비링~~~~~ㅋ

아포리 2017. 7. 27. 18:10

 

 

 

 

아주 어릴적 기억 하나

엄마 치마자락 잡고 쫄쫄 거리면서 고무신 신고 장을 보러가는

엄니 따라 나가다 보면

 

커다란 양푼에 찐빵으로 기억이 된다. 김이 솔솔 올라 오는

비 오는 날이면 더 사람들이 많이 몰리던 곳이다.

만두랑, 찐빵이랑, 꽈배기랑. ㅋㅋㅋ

 

그 맛에 엄마를 졸졸 따라 다닌다.

언제부터 인지는 모르지만 UN 성냥 한곽이 우리집에 들어왔다.

어찌 어찌 해서 들어 왔는지는 모르겠는데

 

암튼 성냥곽 하나 들어 온 것이 어릴적 기억이 되 살아나 내게만 아주 소중한

어릴적 보았던 물건인것 같아서 책장속에 고히 넣어 두었다.

어릴적 시장에 가 보면 성냥을 곽 안에다 넣어놓고 파는게 아니라

 

양푼에 한가득 성냥개비를 올려 쌓아 놓고 파는 걸 보았던 기억.

큰외삼촌 댁이 대구에서 이사를 오셨을 때에도

엄마는 성냥곽과 양초를 큰 외삼촌댁에 선물 하시는걸 보았다.

 

오늘 유난히 내 눈에 UN 성냥곽 이 눈에 들어왔다.

ㅋㅋ

 

******

601호 형님하고는 나이차이가 한 7년 정도????

그래서 나는 601호를 형님이라고 부른다. 제일 부르기 쉬운 호칭이라서. ㅋ

오전에 병원 다니러 갔다가 집으로 들어 오는 길에

 

은행나무를 올려다 보니 은행알이 가지가 찢어지게 조랑조랑 달려 있다.

그냥 그 자리에 앉아서 은행알을 올려다 보는 것만도 재미로웠다.

무겁게 느껴지는 은행나무의 삶....그 옆에 늠름하게 서 있는 남편은행나무 ....ㅋ

 

핸드폰 열어 놓고 조랑거리는 은행알, 햇살 한줌 담아 보려고

핸드폰을 열려는 순간 전화가 반짝 하고 601호 형님 이름이 뜬다.

어???? 웬 일 이시지??

 

그런데 전화가 바로 끊어지는 바람에, 순전한 내 생각으로만 넘겨 버렸다. ㅋ

에이 형님이 핸드폰을 잘 못 만지셨나 보다. 그니깐 전화를 황급히 끊어 버리셨구만...

ㅎㅎㅎㅎ 순전히 내 생각 뿐.... 요럴땐 나도 참 야물딱 지다. ㅍㅎㅎㅎㅎ

 

내가 나를 야물딱 지다고 생각 하는건.....

내 생각이 맞아 떨어 질것 같은 의기양양 함에...가끔 그럴때가 있거든. ㅋ

다른때 처럼 길게 핸드폰 신호음이 울렸을때 내가 전화를 못 받으면

 

바로 전화를 드렸을텐데...이번엔 사정이 다르다.

전화벨이 한번 울리고 바로 끊어 지는건 분명 번호를 잘못 누르셨을거얌....ㅋ

그리곤 무시해 버렸다.

 

오후쯤 되었을 무렵

차에서 막 내리는데 601호 형님이 저편에서 오신다.

머리가 근사하게 깔끔하신게 아마도 미장원을 다녀 오시는 듯...

 

인사도 할겸 오랜만에 뵙기에 가까이 오시기를 기다렸다.

반가움에 오랜 만 이라는 인사를 드리고....파머를 하시고 오시는 중...

예쁘다는 칭찬을 마구마구 아낌없이 해 드렸다. 정말로 예쁘다.

 

역시 여자는 가꿔야 하는겨.....ㅠ

나처럼 선 머스마 처럼 늘 아무렇게나 질끈 거리고 다니면 안되는겨

그니깐 딸래미 한테 스모선수처럼 생겼다는 지청구나 먹고 있지.....ㅠㅠ

 

아무렴.....나는 생긴대로 사는게 최고인겨 편하고....순전히 내 식으로.

601호 형님도 오랜만에 만나서 반갑다고 하시면서......ㅎㅎㅎㅎ

오전에 아무리 요비링을 눌러 대도 인기척이 없더란다.

 

ㅍㅎㅎㅎㅎㅎㅎ

요비링.....참 오랜만에 들어보는 요비링~~~~~소리

아마도 아주 어려서 들어 보고는 처음이지 싶은데.....그런것 같은데....

 

내가 어려서 우리집도 집 대문위에 요비링을 달았다.

그런데 지나가는 개구진 녀석들이 요비링 달아 놓은 집들은

몽조리 다니면서 누르고 도망가기 일쑤였다.

 

어릴적에는 그 요비링이 아주 신기했고 요긴하게 쓰임을 했다.

할아버지가 들어오실때도 요비링 소리

아버지가 들어 오실때에도 요비링 소리

 

암튼 집안 식구들이 목청껏 불러대지도, 대문을 두들겨 대지도 않으니

얼마나 편하던지

요비링 소리만 듣고 고무신 거꾸로 신고 뛰어 나가서

 

누구셔요~~~만 확인하면 되니깐.....ㅋ

어릴적에는 대문위에 달아 놓은 요비링은 그냥 요비링 인줄 알았다.

그것이 어느 나라 말인거는 중요치 않았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요비링 이라는 말은 일본말로 초인종 을 뜻 하는 말이라는걸 알았다.

그래서 그 뒤로는 꼭 초인종 이라는 말을 쓰기는 했지만

 

우리나라는 가엽게도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겨 36년 이라는 긴 세월을

그렇게 웅크리고 살아 왔으니 자연 일본말을 배울 수 밖에는

우리 윗 세대 계시는 어르신들은 일본말을 아주 썩들 잘 하신다.

 

우리는 그 세대를 비껴 갔기 때문에 일본말을 배운 것도 아니고

그냥 어른들이 요비링 이라 하니깐 요비링 이였다.

 

오늘 쌩뚱 맞게 요비링 소리를 들어보니 잊었던 낱말 하나 주워 들은것 같은 기분

어릴적 들어 보고는 못 들어 보았던 요비링 소리를

601호 형님은 가끔 구닥다리 같은 말을 잘도 꺼내 쓰신다.

 

다음에 만나면 갈켜 드려야지

요비링이 아니구요.....초인종 이요.....

초인종은 맞는 건가?????

끙~~~~

 

아무리 요비링을 눌러대도 집안에 인기척이 없단다, 천안에서 제부가

주말농장 하면서 심어놓은 무공해 옥수수 란다.

커단 쇼핑백에 하나 가득 담아 가지고 내려 오셨다. ㅋ

 

오후에 다시 만나서 이번에는 요비링 눌르지 않으시게

현관문을 살짝 열어 놓았다.

주말에 대전 아아들 온닥 하니 맛있게 삶아 주어야지.

ㅋㅋ

 

밤부터 중부지방에 많은 비가 내린다고 하더니만

기상청 예보가 적중을 딱 하고 말았네

비,바람 이라고 하더니 서늘한 바람은 창문을 열고 들어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