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깊은 지지배.....참내
둘째 손녀 딸래미가 아빠랑 기차를 타고 온다고
벌써부터 기차표 예매를 했다고 하면서
할머니네 집에 온다고 마음이 들떠 있는것 같았다.
예전에는 주말마다 오던 녀석들이
이젠 큰 녀석이 중학교2학년, 둘째가 6학년 이다 보니
주말에는 해야 할 일들이 많아 어쩌다가 만나야 한다. ㅠ
큰 녀석은 수요일부터 기말고사라 머리 싸매고 있고
둘째는 기말고사 조차 없다고 하니
큰녀석 공부에 방해되지 않게 둘째를 데리고 온다고. ㅎ
할아버지가 병원에 계시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고.....
아이들한테 걱정을 하게 하는 것 같아서. ㅠ
오면 알게 되는 걸 괜한 호들갑 하는것 같기도 하고.....
병원에 계신 할아버지 면회를 하고는
둘째 녀석 눈물을 질질짜고 있는 모습에 가슴이 아리다.
원래 둘째는 할아버지랑 많이 닮기도 해서인지
이젠 할아버지를 꼭 끌어 안아 드린다.
오랜만에 만나서 뭐라도 하나 사 주고 싶은데
갖고 싶은것 말해~~ 하면 없다고만 하니
날씨도 더운데 집에서 입을 시원한 인견 옷을 사줄까 하고
물었더니 엄마가 사 주셔서 있다고 한다.
이것 저것 신경 쓸일 없고 제일 쉬운 것이
너 사고 싶은 것 있으면 사거라 하고는
너두, 언니두 하면서 오만원 한장씩 주었더니
몸을 베틀면서 사절을 하더니 받는다. ㅎㅎㅎㅎ
할아버지 면회시간 맞춰 할아버지 뵙고 기차시간 때문에
비 오는 길을 가는걸 보니 마음이 짠 하네
집에 돌아와 보니 녀석이 오만원 두장을 그냥 놓고 갔다.
에이~~~지지배두 참...
혼내 주려고 전화를 했더니
지지배 하는 말~~~ 깔깔 거리면서
제가 할머니 한테 드리는 거예요...할머니 맛있는것 사 드시라고
할아버지 때문에 신경 쓰셔서 식사도 제대로 못하시지 말고
할머니 맛있는것 사 잡수시란다...
야가...어느새 할머니 챙김을 할줄도 알고
가끔씩 할머니가 용돈을 찔러 주려고 하면 절대 안된단다.
가끔씩 두 녀석들 한테 뭐 갖고 싶은 것 없니???? 하면
두 녀석 모두 엄마가 다 사주셔서 없단다....
그러다 보면 할머니두 많이 서운타..
벌써 애 어른이 된것 같아서....참말로 서운타
언니는 이담 시집을 간다고 하는데
둘째는 시집 안가고 할머니랑 살 거란다. ㅎㅎㅎㅎ
어디 두고 보자.....
할머니랑 살면서 집을 5층짜리 지어서
맨 윗층에는 즈네들 엄마,아빠가 살고
그 밑에 층은 고모가 살고
그 밑에 층은 언니가 살고
그 밑에 층은 할머니랑 저랑 함께 살고
나머지 1층에서는 강아지를 키우겠다고
꿈이 야무지기도 하지만
인석이 시집 안가고 할머니랑 살겠다는 그 말이
한편으로 고맙기도 하고 예쁘기도 하지만
시집 안간다는 속을 썩이면 우짜지...싶다.
지금도 할머니 귓가에 깔깔거리면서
그거 할머니 쓰셔요~~~~하는 말이 통통거리면서 남아 있네
참 요즘 아이들 같지 않아서 대견하기도 하지만
가끔은 할머니 배려를 너무도 하는 것 같아서 서운타
아이들이 할머니를 졸라서 이것저것 사 달라고 떼를 쓰는 것도
그것두 살아가는 일상인데
인석들 두 녀석은 한번도 할머니 한테
뭐 사 달라고 떼를 쓰는 법이 없어 할머니는 서운타..
아이들은 아이들 다워야 하는 데
ㅠㅠ
어떤게 아이들 다운 것인지 나도 모르겠다.
즈 아빠 키울때도 그랬으니 오죽 했으랴....
7월16일이 중학교 2학년짜리 생일이다
고모가 쓰던 클래식 기타를 20년도 넘은 기타를 물려 받아서 쓰는게 안스러워
기타를 하나 사줄께 했더니...아니라네
생일선물 뭐 갖고 싶은것 있음 말해....하면 늘 똑 같은 말
없단다.....그러면 또 할머니는 난감하다.
할머니는 지금 즈그들이 무얼 갖고 싶어 하는지 알지를 못하기에
그러다가 밥만 먹고 생일카드 하나 달랑 건넨다.
기말고사 끝나면 기타 대회를 나간다고 하는데
기타 하나 사 주고 싶어도 못 사주고 있는 할머니 심정 알랑가 몰러
기타를 썩 잘 하기에 이번 여름방학에는 기타를 가지고 와서
할머니랑 콜라보 하기로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