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글로쓰는일상이야기

봉선화 물 들이던 날~~~~단상

아포리 2024. 8. 15. 05:42

 

지금으로 부터 깡통치마 입고 어릴적의 생각이

떠 오르는 싯점까지 지워지지 않는

엄마와의 추억거리 하나

 

92세의 수를 다하시고 가신 엄마를 떠 올려 보면서

해마다 뭉툭한 손톱끝에 봉선화 물을 드리곤 한다.

예전에는 손도 갸냘프고 하얗고 예쁘더니만

 

지인들 하는 말이 생전 일도 안하고 살아온 사람처럼

손이 예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는데

지금의 손은 울퉁불퉁 완전 상 할마의 손이 되어버린 지금이지만

 

그래두 어여쁘지 않은 손에 엄마의 추억 하나 잊혀 버리지 않기 위해

해마다 봉선화 물 들임이 내가 엄마를 만나러 가는 날까지는

엄마와의 추억 한자락을 꼭 간직해서 엄마를 만나야지...

 

기타를 렛슨해 주시는 선생님이 화들짝 놀래신다.

어머니~~~~ 손 다치셨어요?????

아니 그 선생님은 어리기에

 

이런 봉선화 물들임을 모르는가 보다

우리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봉선화 물을 새끼손가락에

꼭 물들여 주었기에 봉선화 물들임은 알고 있는데......ㅋㅋ

 

살면서 살아가는 정서 하나쯤은 간직함도 좋으련만..

지금은 아이들도 제각각 살아 가기에

어려서 새끼손톱에 물들여 주던 내 여름날의 일상거리는

 

잊고 지내지 않나 싶다.

예전에는 손이 예쁘다는 소리 많이 들어서 괘않았는데

지금은 어디에도 내 놓으면 손이 자꾸 움츠러 들어가서

 

봉선화 손끝 물들임이 조금은 멋적어 지네

그래도 내가 엄마를 떠 올리면서 얼마와의 함께 했던 일거리들은

참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하고프다

 

남에게는 뭉툭한 할마이 손이지만

내게는 뭉툭한 손마저 곱디고움이다.

아직은 잃어 버리지 않고 살아가고 있는 내 엄니와의 추억....

 

너무 먼곳에 계셔도 풍문으로라도 듣게 되지 않으실까??

큰 딸래미의 엄마와의 추억 한자락을

엄마~~~ 올해도 엄마하고 나누었던 추억 하나

 

잃어 버리지 않고 만들어 놓았고

봉선화 물을 들이고 나면 꼭 해 주셨던 우스개 말씀 한자락

눈이 올때 까지 손톱에 봉선화 물이 남아 있으면

 

덕수궁 돌담길에서 인연을 만날거라고

엄마는 그 옛날에 어디에서 그 말을 들으셨는지

봉선화 물들여 주시던 날 밤에는

 

꼭 우스개 소리를 해 주셨던 기억에 남아 있다.

엄니~~~~

올해두 엄마 생각하면서 봉선화 물을 혼자서 실을 칭칭감아내면서

들였다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