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밖을 벗어나면 한길가 반지하에
옷을 수선해주는 수선집이 아주머니 혼자서
10년을 그 자리에서 일을 하고 있다.
10년을 살다 보면 강산이 변하는게 아니라
이젠 서로 한 집안 같은 사람들로
각 가정의 애경사도 알고 그 집의 힘든 부분까지 모두 꿰차고 계신다.
나도 가끔은 수선 할 거리들이 있으면 가는 곳인데
근래에 와서는 안 가본지가
꽤나 오래된것 같은게
혹시 이사를 가시지는 않았나????
할 생각이 들 정도로 발걸음 안한지가 오래 되었다.
마침 바지를 수선할 일이 있어 다니러 갔더니
서너시간 뒤에 오란다.
서너시간 뒤에 갔더니 아직 수선이 덜 되어서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
우리 꼬맹이들 아기때 부터 보아 왔던 터라
아이들 소식도 물어 보고 마치 어제 오늘 만난
사람들 처럼 이야기가 속속들이 가정사로 이어 진다.
그런데 예전에는 수선한 옷들이 빼곡히 걸려 있더니
오늘 보니 수선한 옷들이 헐렁하게 걸려 있는 것이
언제 이사 가실 예정이셔요???? 물었더니.
한숨을 푸~~욱 내 쉬면서
요즘은 일거리가 많이 줄어서 살기가 너무 힘이 든단다. ㅠㅠ
예전에는 백화점에서 옷들도 많이 사들여
몸에 딱 맞게 수선들을 해 입더니
언제부터인가 수선할 일이 별로 없단다.
백화점이나 옷가게 상인들이 장사가 안된다고 하는
아우성이 거짓은 아닌가 보다..
장사 안되는 여파가
집 동네 옷 수선 집가지 도미노 식으로 여파가 몰아 닥치니
정말 죽을 노릇 이라고 하시는 말씀에
가슴이 짠하다.
혼자의 몸으로 아이들을 공부 시키고 결혼 시켜야 하고
나는 그나마도 호강하고 사는 모양인것 같아 살짝 미안스러웠다.
돈걱정 별로 안하고, 내 좋아하는 것 열심으로 하고
아이들 걱정 할 일이 아직은 없는 것 같고
그렇게 생각을 해보니
걱정이 태산 같던 것이 속절없이 사라저 버려
나는 근심 하나 없는 할망구기 되어 있었다.
어쩌신대요 힘들어서.......
맞장구를 처 주면서 안스러워 하지만
내내 마음이 무겁고 불편하다.
아들녀석 군에 보냈을때 여름이면 냉장고 물도 못 먹었던 생각이 떠 오른다.
수선한 옷을 계산해 드리고 집에 돌아와
냉장고에 오렌지쥬스를 먹으려 하는데
참 죄스런 마음이다.
요즘 사는 것이 이렇게 힘든가?????
참 세상물정 모르고 살아가고 있는 여인네 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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