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모음 432

따뜻한 하루[옮김]......내 삶이 끝나는 날 까지

그녀는 여느 때처럼 지친 하루를 보내던 중이었습니다. 그때 갑작스레 친구의 부고 소식을 들었습니다. 사인은 '심정지'였습니다. 건장하고 아름다웠던 청년은 배우를 꿈꾸는 유쾌하고 멋진 사람이었습니다. 연극 무대의 어두운 조명 아래 밝게 빛나던 그는 그렇게 깜깜한 밤하늘을 밝히는 별이 되었습니다. 갑작스러운 이별에 당황할 겨를도 없이 그녀는 자신의 결혼식에 와준 친구의 장례식에 가게 되었습니다. 누가 알았을까요. 반짝반짝 빛이 나던 그가 하루아침에 연기처럼 사라져 버릴 것을... 우리는 앞날을, 아니 내일을, 하다못해 몇 시간 뒤도 알 수 없습니다. 이별은 사람과 시간과 상황을 가리지 않고 찾아옵니다. 후회 없는 마지막이라는 게 있을 수 있을까요? 180센티미터의 키가 무색하게, 친구는 고작 20센티미터의 ..

좋은 글모음 2021.11.18

망각의 호수...따뜻한 하루에서~

고대 그리스 민족이 만들어 낸 신화에 나오는 망각의 호수, 레테 호수 이야기에 나오는 한 부분입니다. 한 여인이 레테 호수를 건너려던 때 뱃사공이 말했습니다. "호수의 물을 마시고 건너겠습니까?" "마시면 어떻게 되죠?" 그러자 뱃사공이 다시 말했습니다. "지난날의 괴로웠던 일들을 모두 잊게 됩니다." "그거 잘 됐군요. 물을 마시겠어요." 여인이 기쁜 얼굴로 답하자 뱃사공은 한 번 더 여인에게 물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명심할 것은 과거의 기쁜 추억도 모두 잊힌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마시겠습니까?" 이 말에 여인은 한참을 망설이다가 뱃사공에게 말했습니다. "물을 마시지 않겠어요." 희로애락이 뒤섞인 인생 속에는 슬픔과 괴로움의 기억과 기쁨과 사랑의 기억이 함께 공존합니다. 지나간 어제의 괴로움보다 ..

좋은 글모음 2021.05.02

여름 이후....장석남의 시로 가꾸는 정원 중에서~~

남아 있는 생이 무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용서받고 싶은 일들이 하나둘 떠 오르고 뱉어내는 말보다 주워 삼키는 말들이 많아졌다. 삶이 낡았다는 생각이 들자 내 몸에 새겨진 흉터가 몇 개인지 세아보는 일이 잦아졌다. 반성할 기억의 목록이었다. 뼈에 든 바람이 웅웅거리는 소리가 두려웠고 계절이 몇차례 지나도록 아직 이겨내지 못했다. 사소한 서러움 같은 것이 자꾸 눈에 밟히지만 아무에게도 하소연하지 못했다. 바싹여윈 등뼈가 아름다웠던 사랑이 떠난 여름 이후............. ************ 복중 한여름에 먼길 떠난 님 때문에 여름이 돌아오면 ... 내게 남아있는 생이 무겁다는 생각을 해 본다. 얼마나 더 가야 만날수 있을까... 홀연히 촛불 사그라 들듯이 야속스레 떠나간 님 생각에 삶을 추스리면서 ..

좋은 글모음 2020.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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