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아!!!! 맛있다.~~ㅋ

아포리 2016. 2. 24. 07:50




봄으로 가는 길목에서

감기에게 덜컥 몸을 잡혀 버렸다.


감기 안에 들어가 몸을 맡겨 보니

그거 할짓이 아니다.


코도 건조하고, 입안도 깔깔하고,

몸은 자꾸 흐느적 거리고 싶어 하고, ㅠㅠ


지압을 받으러 다녀 오는 길에

전철에서 내려 터덜거리면서


재래시장을 둘러 본다.

봄은 벌써 재래시장 안을 꽉 채워 있는것 같다.


냉이, 달래, 딸기, 멍게.....ㅋ

그중 눈에 들어오는 텔레파시가 딱 통하는 녀석이 있다.


한 무더기 씩 플라스틱 받침에 얌전히 담겨 있는

야리 야리한 열무......입맛도 없던 때..


여름날 시원하고 칼칼하게 먹던 열무 물김치가 생각나

노상에서 장을 펴고 앉아 계신 어르신께 물었다.


한 무더기에 이천원......왜케 싼겨..

하나는 적을 것 같고


두 무더기라고 해 봐야 4천원 참 싸다 재래시장이라 좋다.

가뜩이나 감기로 입맛도 없고 한데


열무 물김치나 담궈 볼까나???

"에이 아직은 풋냄새 나서 안 좋을겨"


다시 돌아서 몇 걸음 지나다

텔레파시가 서로 통한 열무에 자꾸만 발걸음이 낚인다.


귀찮음도 한 몫 했기에 그냥 지나치려다가

다시 발걸음 돌려


두 무더기 사서 담고

집으로 돌아 오면서 계속 머릿속은


맛있게 담가진 열무 물김치 보담

귀찮은 생각이 더 머릿속에 차 들어 간다. ㅠㅠ


것두 나이 먹음인겨......이자는..ㅠ

아기 달래듯 살살 다듬어서


살살 소금을 뿌려 절구고

고추가루 물을 내려 놓고, 통고추를 양파, 생강과 함께 갈아 놓고, 찹쌀풀을 쑤어 놓고,


오랜만에 올해 첫 처녀 김치를 담그는 거라

애정을 다해야지.....정성을 다해야지.....ㅋ


아~~~~열무김치 하나 담그는데 손도 많이 가고 일도 참 많다.

그렇게 많은 손이 가면서 열무 물김치를 담가 놓고


김치통에 담아 놓아 보니 한통 밖에 안된다. ㅋㅋㅋㅋㅋ

내가 행한 오후 한나절 수고로움이 몽땅 김치통에 가득 들어 있다.


흠......맛있다.

오늘 아침 한 대접 떠서


정월대보름 나물에 쓱쓱 밥을 비벼서

열무 물김치 한 대접 놓고 진수성찬 조찬을 끝냈다.


아~~시원타

아~~맛있다

ㅋㅋㅋ


이럴때면 또 누구 한 대접 주고 싶은 마음이 쏠쏠 생겨난다.

그것이 인정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