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장애인복지관

살풋한 정.....

아포리 2016. 7. 11. 05:49




매주 수요일은 복지관 하모니카 수업이 있는 날이다.

우리 맑은 소리반


머리가 반닥이는 학생....ㅋㅋㅋㅋ

전직은 고등학교 교장선생님 이셨다.


연세는 85세.....ㅋㅋ

지난해 겨울 날 사모님 보내 드리고


참 울적해 보이신다, 그래도 열심으로

옆구리에 검은 가방 끼고는


매주 수요일 이면 어김없이 하모니카 수업을 오신다.

옛날에 하모니카를 막 불어 보시던 습관이 남아 계시지만


그냥 좋으신 대로 하시게 내 버려 둔다.

지금 그 연세에 뭘 어떻게 바꾸고


정식으로 하모니카 입문을 하게 하는건 무리라는 걸 안다.

그래서 하시던 대로 ...


아주 잘 하셔요 만~~~대꾸를 해 드리면

더 없이 기분좋으신지 마구마구 불어 대신다. ㅋ


뭐 그리 복잡한 인생을 살아 갈라꼬

그냥 하모니카 하나 가지고 행복한 마음이면 되는 걸...


사모님 보내 드리고 점심을 복지관에서 해결을 하신다.

복지관에서 점심을 드신 후에는 꼭 음료가 나오는 모양이라..


매주 수요일 수업 시작전에

검은 가방에서 주섬주섬 거리시면서


요구르트, 두유, 쥬스,등등의 음료를 하나 꺼내시곤

내 책상위에 놓아 주신다.


선생님 생각이 나서 잡수시지 않고 가지고 오시는 거라고

선생님 사랑이 대단 하신 어르신 이다.


나는 그럴때 마다 코 끝이 찡 하다.

사람의 정~~~~우리네 삶의 정~~~


별거 아닌 음료 하나에도 우린 그 안에

주고, 받는 情 하나가 새록새록 담겨 있어


또 하나의 인연이 만들어 지는가 보다.

70이 넘으신 어르신들, 80이 넘으신 어르신들 이라도


우리 하모니카 맑은 소리반 안에서는

내게는 우리 학생들이다.


참 많이 보듬어 드리고 싶은

모자를 벗으시면


머리가 반닥반닥 이는

내가 사랑하는 우리 맑은소리반 학생들이다.


하모니카 잘 못하면 어떠리.....

막 불어대는 습관 때문에 고처지지 않으면 어떠리...


우리는 사제지간으로. ㅎㅎㅎㅎㅎ

그렇게 정을 다복다복 쌓아 가는 걸....그거면 되었지. ㅋ


그래도 요즘은.....8월달, 10월달

두건의 큰 행사를 해야 하기에


열심으로 침침한 눈으로 악보를 디다 보면서

연습 하실때 보면


내 사랑하는 우리 맑은 소리반 학상 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