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그리 바쁜지
동동거리는 참 바쁜 하루가 지나가 버린다.
그래도 여인으로 살아 내야할 몫이 있기에
봄부터 여인네들은 일년 살아내기가 정말 바쁘다
봄부터 가을까지 이것저것 갈무리 해 놓아야 할것들이 많아서.
그건
세시풍속인 정월 대보름을 위한 갈무리를
봄부터 해야 한다.
봄에는 취나물 부터 시작을 하여 고사리, 야들야들하고 맛이 좋은 다래순을 말려 놓고
가을로 접어 들면
가지, 호박을 또 말려 두어야 정월대보름 나물 준비를 하지....
이렇게 대,여섯 가지 나물을 깨끗하게 말려 놓고나면
여인네들만 느낄수 있는 행복감이 밀려 온다.
어쩌다 바쁘다고 시기를 놓처 버리면 그 마음 찜찜함이란....ㅠ
그래서 봄부터 가을까지 여인네들은 나물 갈무리에 바쁘기만 하다.
일주일전에 농장을 하는 지인이 가지6개를 주고 갔다.
또 며칠후 가지를 6개인가???? 주고 가기에, 먹을 식구도 변변치 않아
냉장고 서랍속에 넣어 놓고는 이걸 어쩌지??
언제나 하던 버릇대로 가지에 열십자 칼집을 내어 반듯하게 잘라서
빨래줄 한켠에 걸어 놓으면 저절로 건조가 되기 때문에
별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데
지금은 아직 가지 말리기에는 이른 시기여서 난감해 하고 있다가.
건조기 생각이 나서 올해는 동글동글 썰어서
건조기에다 말렸더니 ㅎㅎㅎㅎㅎ
얼마나 보송보송 잘 건조가 되었는지
참....요 맛이다...괜한 기분 좋음 ㅋㅋ
집안 식구도 단, 둘이기는 하지만
이 냥반은 꼭 때때마다 세시풍속은 알고 가야 한단다. ㅠ
그리고 딸래미가 있기 때문에 엄마가 하던 습관을
딸래미도 은연중에 배우라고.......ㅋㅋ
요즘에사 추석은 옛날 명절 같지 않게 풍성하기는 하지만
정감이 가지 않는 명절이고....어수선 하기만 하다
정월 대보름은 아홉가지 나물, 다섯가지 오곡밥, 김쌈, 부럼
아이들은 잘 모르고 지나가지 않을까????
지지난해 정월 대보름엔 아홉가지 나물에 오곡밥을 해서
점심시간에 맞춰 5단 찬합에 담아 딸래미 회사에 갖다 주었더니
그날 정월 대보름 점심은
울 엄마 최고의 날........ㅎㅎㅎㅎㅎ
왜냐면,
요즘 직장인들은 집밥 먹기가 그리 안되는 것 같다
점심도 외식, 저녁도 늦은시간 퇴근이면 저녁도 외식
딸래미 회사 직원들이 집밥이 그리웠던 것이였나 보다
오랜만에 먹어보는 정월대보름 음식을 받아 놓고 감탄을 했다니
딸래미 옆에 앉은 여직원이 문자를 보냈다.
"어머니 최고예요....ㅋㅋ 오랜만에 집밥을 먹어서 너무 좋아요
나물도 맛있고 김장김치도 맛있고....거기에 오곡밥까지.....ㅋ"
그 뒤로 올해 정월대보름 날에도
나물을 정성껏 만들어 점심을 따끈하게 해서
부지런히 갖다 주었더니..
딸래미가 하는 말......
"엄마 이렇게 하면 우리 직원들이 매년 습관이 되어서 어쩌시려구요"
ㅎㅎㅎㅎㅎㅎ
매년 정월대보름에는 엄마가 꼭 아홉가지 나물에, 오곡밥을 해다 주면 되지
사람이 사는게 별거인가....뭐
우리집이야 딸랑 두 식구밖에 없어서
정월대보름 나물 해 봐야 그냥 그렇치만
딸만 둘 키우는 앞집 가현이네는 해마다 정월대보름을 그냥 지나기에
가현이네랑은 꼭 보름나물을 가름 하고 있는데
그깟 것......그리고 정월 대보름 음식은 아홉집으로 나눔을 해야 한다는
지금은 안계신 시어른의 말씀도 계셨다.
아직 가을 나물 갈무리 하기에는 이르지만
요즘 세상은 하두 편하게 가는 세상이라
건조기에 말려두니 신경을 쓰지 않아서 좋다
이젠 호박 한가지만 말려두면 되기 때문에
한결 마음이 홀가분 하다...
여인네가 해야 할 정월대보름 나물 준비,
봄부터 준비를 하는 여인의 손길.....
삶은 그런 것인가 보다....여인네의 가는 길은 그런 것인가 보다.
건조기에서 잘 마른 가지나물을
바람이 잘 통하는 양파 주머니에 담아서 베란다에 걸어 놓았더니
왜케 좋은겨....
왜 그렇게 마음이 푸근하고 좋은 겨.....
또 하나의 일거리 해결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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