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성당 소공동체 미사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이곳은 할머니들이 모여 사는 마을로 할머니들이
글도 모를 뿐만 아니라 글씨도 안 보여서 한달에 한번
소공동체 미사중에 복음나누기를 합니다.
그런데 이게 웬 일입니까?
신부님이 강론을 끝내고 성찬의 전례를 하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졌습니다.
갑자기 한 할머니 왈...
"오메 콩 널어 놨는디, 신부님 잠깐만 기디리소잉."
하고 뛰어나가시는 겁니다. 그런데 또 웬일입니까?
허리가 완전히 굽으신 할머니가 짠해 보였던지
큰 수녀님이 신부님 얼굴 한번 쳐다보고 그냥 뛰어가서
콩을 다 걷는겁니다.
신부님 "사제 생활중에 이런 미사는 처음이네."
하시니까 옆에 계시던 할머니가 "맞지라잉,
그러면 안되지라잉~~" 하시더니만 바로 일어나서
"오메, 나도 깨 널어 놨는디"
하면서 또 뛰어나가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번엔
작은수녀님도 덩달아 뛰어 나갔습니다.
한편
또 다른 할머니는 "거시기 모두들 염불엔 관심이 없고
잿밥에만 관심이 있구먼, 그라지라, 신부님"
하시면서 혀를 차는 겁니다. 헌데 이 할머니가 슬그머니
"오메, 비가 안 그치고 계속 오네" 하면서 또 나가는 겁니다.
이래저래 다 널어놓은 것 걷으러 가시고 결국 신부님하고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 두 분만 남았습니다.
하여튼 수녀님 두분은 비를 홀딱 맞고 다 젖어 물이 뚝뚝 떨어져 혼났지만
순발력 있는 모든 분들의 행동개시로 농작물은
얼마 젖지 않고 다 걷어 들였습니다.
순반한 할머니들은 젖은 콩이나 깨보다 수녀님들 젖은 옷을 보고
계속 걱정하면서 미사를 드리는 것입니다.
신부님이 미사경문을 읽으시는데도
우리 할머니들은 계속 "수녀님, 미안해서 어쩌깨라" 하면서....
어느덧 미사는 잘 끝났지만
신부님 말마따나 이런 일은 처음 있는 일이며
해외토픽 감이었습니다.
하지만 모두들 착한 사마리아 사람들 입니다.
-한영조 소금 항아리에-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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