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내내 사철 만두만 있어도
좋겠다는 우리 가족 음식 이야기.....
친정 엄마,아버지의 고향이 이북 개성에 두고 계셔서
개성사람들의 음식솜씨는 참 정갈 하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지금은 아흔을 바라 보고 계시는 엄마의 음식 솜씨 또한
우리 오남매의 늘 훈훈한 인정이였다.
겨울철이면 김치 송송썰어 넣고 돼지고기 듬뿍 넣어 만들어 주시던
엄마표 만두는 생을 통들어 잊어 버려지지 않는
엄마의 손맛 만두 국이다.
지금이야 냉장,냉동 시설이 뛰어 나지만
우리 어릴때만 해도 냉장시설은
방안에 붙어 있는 다락이 냉장시설이 아니였나 싶다.
다락문을 열어 보면 엄마의 음식이 골고루 들어 있었다.
시루째 놓아 두고 우리가 퍼 먹고 싶을때면
언제든지 먹을수 있게 만들어 놓아 두셨던 백설기.....
달다리한 팥 소를 넣어 함지박 한 가득 만들어 두셨던 찹쌀떡
물론 쌀이 귀하기도 한 시절 이였지만
늘 다락에는 갈래떡이 길게 늘어서 우리들의 유일한 간식거리였다.
겨울철 엄마는...
연탄불에 석쇠를 얹어 놓으시고는
다락 함지박에 굳어 있는 갈래떡과 찹쌀떡을
연탄불위에 얹어 놓아 구워 주시던 먹거리는
지금은 해 먹어 볼수도 없는 옛 일이 되어 버렸다.
어느 해인가......
나도 달다리한 팥소를 넣은 찹쌀떡을 만들어 보겠다고
찹쌀을 물에 담가 방앗간에서 떡으로 빼 와서는
따끈따끈한 찹쌀떡을 한주먹씩 떼어내서
준비해 놓았던 팥소를 한 수저씩 듬뿍듬뿍 넣어서
손으로 둘둘 모양을 만들어 바로 먹을수 있게끔 만들어 놓고는
나도 엄마처럼 함지박에 만들어 놓은 찹쌀떡을
가지런히 담아 놓고는 옛날에는 다리가 달려 있는 티비 밑에다
놓고 하룻밤을 재워 놓고 난 아침에 일어나
행복한 마음으로 찹쌀떡 함지를 열어보고는 기함을 했다.
옛날이야 다락에 얹어 놓기만 저절로 참쌀떡이 꾸둑해 지지만
요즘 세상에는 난방이 잘 되어 있기 때문에 방안에 찹쌀떡을
그대로 놓아 두면 찹쌀떡이 분명 상할텐데
그 생각은 꿈에도 못하고, 엄마의 흉내를 내어 본다고
함지박에 찹쌀떡을 모셔 놓고 하룻밤 지샌 찹쌀떡이
팥 소가 모두 쉬어 버려 낭패를 본 경험이 있다.
이즘에 와서는 엄마의 음식이 그리워 진다.
노쇠하신 친정 엄마한테 엄마의 옛 음식이 그립다 하면
엄마는 그러신다.
그 시절이야 먹을것이 없었기 때문에 맛이 있었겠지만
지금은 먹을게 지천인데 뭔 그게 맛이 있느냐고 하시는데
음식의 맛이 그리운게 아니라
엄마의 손맛이 들어 있는 엄마의 음식 맛이 그리운 것이다.
만두를 끓여서 식탁에 혼자 앉아 만두를 꾸역꾸역 먹어 보니
엄마생각도 나고, 옛일도 떠 오르고
어느새 옛일에 대한 그리움에 눈가가 촉촉해 짐을 느낀다.
우리집 냥반은 또 충청도 표 사람이라
만두를 별반 좋아하지 않아 만두를 만들어 놓으면
그 냥반만 시쿤둥 하지
우리집 식구들은 완전 일주일 동안 만두 대박이다. ㅋㅋ
겨울이면 김치 송송 썰어 넣은 김치만두
여름이면 부추, 애호박을 송송 썰어 넣은 여름만두
이젠 나이가 들어 일 하기 귀찮아도
엄마가 해 오셨던 만두를
큰딸은 그래도 엄마의 음식 손맛을 닮아 가고 싶다.
이젠 내 아이들을 위한 내 모습을 남겨줘야 한다.
그럼 나 처럼 ....
이담 엄마의 음식 맛을 그리워 하겠지???
그것이 인생여정이지 싶네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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