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글로쓰는일상이야기

살구 꽃

아포리 2017. 4. 9. 06:00

 

 

 

우리 동 아파트에서 2동을 더 건너가면

묵은 살구나무 고목이 우뚝하니 서 있다.

 

해마다 몽실몽실한 살구꽃이 얼마나 가슴을 파고 드는지

살구꽃이 필 무렵이면 살구나무 밑에 벤취에 앉아

 

나두 살구꽃이 되어지는 그런 기쁨을 주던 살구나무가

올해는 어찌 된 것인지 꽃이 피다 만건지, 아니면 고목이 되어 몸살을 하는 것인지

 

어물쩍 봄날을 넘어가려나 보다.

고목이라도 아직도 나보다 더 씩씩하게 잘 살고 있는것 같은데,

 

기후변화 때문인것 같다.

봄날이라고 제일 먼저 알려 준다는 매화부터 시작을 해서

 

동백, 개나리, 진달래, 모란.....등등등

순차적으로 피워 주어야 하는 꽃들이 한꺼번에 만개를 한다.

 

살구꽃이 떨어지고 열매가 달려 익어갈 무렵

그 살구나무 밑을 지나가려면 후두둑 후두둑 살구가 떨어저 살구샤워를 해야 할 판이다.

 

그런데 올해는 살구꽃이 별반 재미없는 봄놀이를 하고 있다.

산본 신도시가 형성되면서

 

아파트 이름을 꽃이 피어나는 순서대로 아파트 이름을 지었다 한다.

매화아파트, 그옆이 내가 살고 있는 동백아파트

 

개나리아파트, 모란, 장미, 백합,

산본의 신도시 아파트 이름은 이렇게 꽃 이름을 붙여 놓은

 

아담한 도시인데 올해는 이상하게 한꺼번에 봄꽃 잔치가 벌어진다.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 이상한 일이 터저 버리고

 

때도 없이 시끄러운 선거판이 벌어지고, 그 다음은 좀 조용해 지려나

우리 서민들 마음은 그저 평온한데

 

나라만 시끄럽다...거기에 편승한 봄꽃도 몸살을 하고 있는듯

ㅠㅠ

 

그 많던 싱아는 어디로 갔을가??? 가 아니라

그 많던 옹말졸망이던 살구꽃은 어디로 갔을까????

 

카메라를 들고 나온 손이 맥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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