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에 성당 안을 거닐던 신부님이 제대 옆에서 쉬시며 누가 기도하러 왔나 보기로 했다. 바로 그 때 뒷문이 열리더니 한 남자가 통로로 걸어 들어왔다. 신부님은 그 남자가 오랫동안 면도도 하지않은 것을 보고 눈쌀을 찌뿌렸다. 그의 남방은 낡았고 코트는 닳아 가장자리가 너덜거렸다. 그 남자는 무릎을 꿇더니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는 일어 나더니 나가 버렸다. 그 후 계속해서 매일 점심 때가 되면 이 남자가 왔다. 매번 도시락통을 앞에 잡은 채로 잠시 무릎을 꿇었다. 혹시 도둑이 아닐까하는 두려움을 가지며 신부님의 의심은 커져만 갔다. 그러던 어느 날 신부님은 결심을 하고 그 남자를 멈춰 세워 물어보기로 하였다. "여기서 무엇을 하시는거요?" 그 늙은 남자는 저 아래 동네에서 일한다는 것. 점심시간은 30분동안. 그 짧은 점심시간은 그가 힘과 능력을 얻기 위한 기도시간이라는 것.
"보시다시피 저는 잠깐밖에 머무를 수가 없어요. 공장이 여기서 아주 멀거든요. 제가 여기서 무릎을 꿇고 주님께 말씀드릴 때 대충 이렇게 말을 하지요.
『주님, 저는 제가 얼마나 행복한 지를 당신께 말씀드리러 또 왔습니다. 우리 사이에는 우정이 있고 당신께서는 제 죄를 씻어 주셨으니까요. 저는 어떻게 기도 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지만 매일 당신 생각을 한답니다. 예수님, 저 짐(jim) 잠깐 들렀다 갑니다.』
신부님은 자신이 어리석었다는 걸 느끼면서 그렇게 기도하는 것도 괜찮다고 말해 주었다. 아무 때나 성당에 와서 기도하는 것을 환영한다고도 말해 주었다. 갈 시간이 되어 짐(jim)은 미소 지으며 '고맙습니다'라고 말하며 문을 나섰다. 신부님은 제대 앞에 무릎을 꿇었다. 사실 이 신부님은 제대 앞에 무릎을 꿇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의 냉정한 마음이 녹아 사랑으로 따뜻해져 그 자리에서 예수님을 만났다. 눈물이 쏟아 흘러내리는 중에 그는 마음 속으로 짐(jim)의 기도를 계속 반복했다.
어느 날에선가부터 짐(jim)이 성당에 오지 않았다. 오지않는 날짜가 늘어나자 신부님은 불안해져서 짐(jim)이 일하는 공장으로 찾아가 수소문해보았더니 몸이 많이 아파 병원에 입원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병원의료진이 걱정할만큼 병세가 심각했지만 짐(jim)은 환자들을 감격시키고 있었다. 짐(jim)이 그들과 함께 있는 동안 병동에는 많은 변화가 생겼다. 그의 미소는 전염이 되는 기쁨이었던 것이다. 변화된 사람들은 그의 보람이었다. 그러나 담당간호사는 짐(jim)이 왜 기쁜지를 이해하지 못하였다. 꽃이나 전화 혹은 카드 한 장 받은 것이 없고 문병객 한 사람도 없었기 때문이다. 신부님은 짐(jim)의 침대 옆에 머무르면서 담당간호사의 안타까워 하는 마음을 전했다. 놀란 표정이었지만 짐(jim)은 그의 쾌활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 간호사가 틀렸어요. 하긴 그녀가 알 리 없지요. 매일 점심 때 나의 가장 귀한 친구, 그 분이 여기 오신다는 것을요. 그분은 곧장 앉으시고는 내 손을 잡으시고 제게 가까이 구부리시며 말씀하시지요"
[나는 단지 짐 너에게 내가 얼마나 행복한지를 말해주려고 또 왔단다. 우리 사이에는 우정이 있고 내가 너의 죄를 씻어 주었기 때문이지. 나는 항상 너의 기도를 듣는 것이 좋단다. 난 매일 너를 생각하고 있지. 그래, 짐. 나 예수가 잠깐 들렀다 간다.]
[성 베네딕도 왜관수도원 성당 제대 옆에 있는 십자가]
-작자미상의 글- |
'카톨릭신앙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록도 두분 수녀님.. (0) | 2012.11.18 |
---|---|
행복한 신앙생활/황창연 신부님 (0) | 2012.11.12 |
스테파노의 본당 혼배미사 (0) | 2012.11.11 |
[스크랩] 인디언 캘트족 기도문 (당신의 손에 언제나 할 일이 있기를) (0) | 2012.11.02 |
묵주기도 (0) | 2012.10.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