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글로쓰는일상이야기

늘 그자리에.

아포리 2011. 9. 14. 06:05

 

큰댁 집 옆문으로 나오면

감나무가 있습니다

 

그 감나무 밑에 평상이 있습니다

그 앞에 보이는 누렇게 익어가는 논은

 

우리집 다섯마지기 논입니다

평상은 시아주버님이 만들어 놓으신 것입니다

 

평상에 앉아 보면 모든 근심걱정 하나도 없어집니다

앞으로 보이는 확 트인 벌판을 보며

 

마음을 모두 비워 내는 곳입니다.

예전에는 논 멀리 있는곳이 바다 였습니다

 

그 바다를 메웠습니다

그곳에서 아이들 어릴때는 갯벌에 미끄러지면서

 

갯바위에 붙어있는 소라도 한 양동이 땄는데

지금은 아이들에게 어릴적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번에 평상 주위에 감들이 많이 떨어저 있습니다

형님과 시아주버님 또 바뻐 지십니다

 

감나무에 감을 따서 깍아 곳감을 만드십니다

일년동안 두 내외분 간식거리도 되지만

 

일년 설,추석,제사 때

쓰실 요량으로 늦가을부터 집 마당 추녀 밑으로

 

감을 깍아 곳감을 만들어 걸어 두십니다

가끔 큰댁에 가면

 

우리는 그 수고로움도 잊고

한알 한알 따 먹는 재미를 알고 있습니다

 

봄,여름,가을,겨울

저 평상은 늘 그자리에 있습니다.

 

더 늙어 허리 꼬부라 질때 쯤

평상에 앉아 옛 이야기 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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