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글로쓰는일상이야기

ㅎㅎ 무슨 맛일까????

아포리 2015. 10. 20. 05:56

 

 

 

 

 

주말이면 사람에, 차량에

어지럽던 반월호숫가도

 

평일에는 한산하기 짝이 없다.

그래서 평일에 산책하기에는 그만이다.

 

오후 나절...

갈치저수지로 해서 군포8경중의 3경인

당숲을 지나 반월호수에 이른다.

 

그렇게 돌아가는 길엔

내가 좋아하는 미류나무가 한그루 있기 때문에.....ㅋ

 

높디 높게 뻗어 올라간 미류나무 한그루에 담긴

어릴적 내 모습이 떠 오르기 때문에....

 

한산한 반월호수에 들어서니

평일에는 잘 볼수 없는 노래소리가 들려온다.

 

뉘여???

소리나는 쪽으로 발길을 돌려 보니

 

웬 남정네 한사람이 마이크로 폼을 재고 있는데

거기에 카메라 들이 대기도 여간 쑥스러움이 아닌게

 

관객도 없이 혼자서 노래 부르는데

내 자신이 머쓱하기 때문이지....

 

조금 있다 지나가는 두어사람이 있기에

살짝 눈을 돌려 노래하는 가수를 보니

 

옆에 대금을 두자루 올려 놓고 있다

대금을????

 

반월호수를 그렇게 많은 날 산책을 했어도

대금은 볼수 없었는데

 

참 특이한 사람이네....

한시간을 서성 거리면서 대금 연주 하기를 기다려도

 

대금은 그냥 폼인가????

남편은 가자고 조르는데

 

조금만....조금만 하고 기다린게 한시간 가량이였다.

에이~~그냥 가자 뭐

 

대금은 그냥 폼인가 보다.

참 사람이 저렇게 끼가 있어야 하는데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 노래 하기란 그리 쉬울까???

그러다 호수 반대편 까지 갔다.

 

ㅎㅎㅎㅎㅎㅎ

그때다 대금소리가 들려 온다.

 

늘 즐겨 듣는 대금의 멋진 천년학을 연주하는 것이다.

참 기이한 사람이로세.....

 

그런데 멀리서 물길을 타고 호수 반대편까지

대금소리가 은은하게 울려 오는데

 

참 멋지다.

물길 타고, 바람 타고, 허공을 타고

 

흐르는 대금의 소리.....

역시 우리의 소리는 참 멋진 것이여..

 

한참을 멀리서 들려오는 대금소리에

돌아가는 길 멈추고

 

대금연주 끝나기를 기둘리면서

마음으로 박수를 보낸다.

 

뭐야??? 저 사람..기이한 사람이로세

했던 마음 접어 놓고

 

아무도 없이 들어주는 사람 없어도

호숫가 물결이 들어주고, 바람이 들어주고,

 

풍덩거리면서 자맥질 하는 청둥오리가 청중이 되어 주고

나 같으면 절대 못할것 같은데

 

암튼 대단한 기인의 대금연주 감상을 하였다.

멀리서 들려오는 대금의 잔향이

 

아직도 귀에 남아 들리는듯 .....

이것저것 욕심을 내어 보지만

 

한가지도 잘 못하면서 또 한가지 덧칠은 욕심이다.

그냥 대금잽이님의 소리만 남겨야지.

 

비록 길거리 연주이지만 한사람의 청중을 위한

길거리 연주도 연주로 칭찬해 주어야 한다.

 

순간 ...저 사람 뭐야??

대금은 폼이야??? 했던 자신이 무색하고

 

칭찬에 인색했던 것 마음속으로 사과하면서

호수 반대편에서의 귀한 대금연주 존경스럽던 연주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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