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글로쓰는일상이야기

작은 꽃 하나에도......의무감의 생명이...

아포리 2016. 9. 2. 20:59

 

 

 

 

 

 베란다로 향하는 거실문 활짝 열어 제치니

그새 가을 바람이 후~~욱 얼굴을 스친다.

 

폭염에 시달렸던 날들 이였기에

참 여리디 여린 갈 바람이 좋기만 하다.

 

슬리퍼 끌고

베란다 저쪽 끝에서 부터 이쪽 끝 까지

 

내 소유인 베란다 정원을 거닐면서 살펴 본다.

그리고 그네들을 어루만저 주기도 하고, 입맞춤을 해 줘야 할 것들도 있다.

 

역시 그네들도 스킨쉽이 필요 한거야. ㅋ

입맞춤을 살짝 해 주면 살랑 거리는 폼이

 

사랑 받고 있음을 바로 내게 전해 준다.

정신 없는 우리집 정글 속 같은 베란다를

 

어느 마음이 심란한 날은

모두 거두워 버릴까???? 하는 마음이 생기기도 하지만

 

살아 있는 생명들은 모두 소중 한 것이여....

내 귀찮음만 탓하게 되는 건 아마도 게으름도 한 몫 하겠지

 

잊어 버리지 않기 위해

일요일 성당 미사를 다녀와서 꼭 해야 하는 일

 

베란다 식구들 샤워 시켜 주는 일.....

화분 하나하나 소중한 삶이 없고, 소중한 생명임을 바라보게 된다.

 

거기에 악착 같이 살아 남아서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워 내고, 열매를 맺어 놓고, 하는 일이

 

우리네 살아가는 방식 보다도 더 악착 같음을 보게 된다.

언제, 어디에서 묻어 들어 왔는지

 

해마다 나팔꽃은 해를 거르지 않고 피워 내는데

눈물겹도록 나팔꽃의 삶이 처연 하기 까지 하는 건...

 

커다란 소철과 팔순이 화분 사이 비좁은 곳에 겨우내 씨앗을 내려 놓고 있다가

봄이 오면 다시 싹을 틔워서 줄기를 올리고 잎새를 만들어

 

꽃 피울 준비를 하면서 그 비좁은 공간일 망정

나팔꽃 자신의 살아가는 모습이 어쩌면 애처로워 보일때도 있다.

 

그러다 보니 잎새도, 꽃송이도 크케 자라지 못하고

소철과, 팔손이 눈치를 보면서 덩쿨을 감아 올라

 

눈치껏 살아 가는것이 인간사 하고 다른게 뭐가 있을까???

어제는 한 무리의 나팔꽃을 피워 놓더니

 

오늘은 드문드문 나팔꽃을 피워 내었다.

종족번식을 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

 

조금 있으면 오무린 꽃잎새에 까만 열매를 맺어 놓을 것이다.

삶이란......이렇게 무한한 것이로군....

 

커다란 화분 소철과 팔손이 사이에서 눈치를 보면서도

당당하게 열매까지 맺어 놀 준비를 하고 있으니....

 

갸네들도 열심으로 살아 갈 준비를 하면서 종족보존을 하고 있는데

하물며 인간사 사람이야......

 

커다란 팔손이 잎새 틈바구니에서 그래도 꿋꿋하게

살아 남아가는 나팔꽃의 삶의 위대함을 본다.

 

아침나절 활짝 피어 있는 나팔꽃과 교감을 하면서

몇시간 후면 또 꽃잎을 오무리고 자기 삶의 영역을 구축하겠지....

 

나도, 너도, 우리 모두 열심히 살아야 겠다.

억눌림 속에서도 꿋꿋한 가녀린 나팔꽃의 존재는 아니여도

 

우리는 우리가 해야 할 몫이 무엇인지.....

사랑은 자신을 희생 하는 것이라는 데.....

 

우리 둘의 정다운 숨소리가 오래도록 함께 할수 있도록

두손 모으고 기도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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