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리의 방

電鐵 閑談...

아포리 2017. 2. 24. 06:29

 

 

 

 

서울에서 일을 보고 전철 타고 1시간 넘게 집으로 향한다.

이젠 의례 전철에서는 노약자 석을 찾는다.

 

예전에는 노약자 석이 우물쭈물 엉거주춤 이였는데

이젠 사회에서 노약자 취급을 해 주니 당연 노약자 석으로. ㅋ

 

노약자 석에 자리가 없을때도 그냥 노약자 석에 서 있는다

왜나면....긴 장의자가 있는 중간쯤에 서 있으면

 

노약자라고 자리 양보 받음이 싫어서 ....ㅋ

마음새는 아직 노약자 라는 생각이 들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겠지!!!!

 

마음새 마저도 노약자란 생각으로 가득차 있으면 웬지 ....

1시간 전철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은 지루하다.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면 덜 지루하기도 하고

어떤때는 음악을 듣다가 나도 모르게 슬며시 잠이 들어 버린다. ㅎ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는 내 모습....정말 싫은데...ㅋ

노약자 석에 앉을때도 맨 가장자리에 앉아야 웬지 마음이 편하다.

 

운 좋게 가장자리에 앉아 ...이럴때는 괜히 수지 맞은것 같은 기분???

옆에는 나보다 훨씬 연배가 더 깊어 있는 남정에 어르신 두분이 자근자근 이야기를 하신다.

 

친구들 모임에 가는 모양이다. 꼭 들어야 하겠다고 작심을 하고 듣는게 아니라

바로 옆에 앉아 있으니 안 듣고 싶어도 들려 온다.

 

뭔 이야기 인가 하니~~~~~

두 남정네 어르신들은 한참전에 학교를 정년퇴임 하신 분들....

 

사는 이야기, 친구들 이야기 남정네들 수다도 들을만 하고 재미가 있다.

그 재미있는 이야기에 이어폰도 꺼내지 않고

 

내가 모르는 사람들 일지라도

두 사람의 이야기의 주제가 삶의 모습들 이야기 인지라

 

공감이 가기도 하고 또 그냥저냥 지루하지 않게 1시간 가기에는 좋을것 같아서.

눈을 감고 경청을 한다. ㅋ

 

어떤 친구는 부동산으로 재미를 보아서 돈을 아주 많이 벌었는데

그만 마누라가 저 세상 먼저 가서 재혼을 했는데

 

그 친구는 고약하게도 재혼한 부인에게는 인색하게 생활비를 고약하게 준다고???

 

어떤 친구는 재혼을 잘 해서 연금을 타는 부인을 만나

역시 생활비를 한푼도 안 줘도 된다는 복 많은 재혼 이야기....ㅋ

 

여자는 혼자 살아도 남자는 혼자 살면 홀아비 향기가 나서 안 좋다고???

 

어떤 친구는 학교 정년퇴직을 하고 연금을 몽땅 자식 사업에 투자를 했는데

요즘세상 사업하기가 쉽지 않아

 

아버지, 아들 모두 어렵게 살아 간다는 안타까운 이야기~~~~

또...그 친구 있잖아 왜...솔 고래였던 그 녀석..

 

요즘 간이 나빠서 병원에 입원해 얼마 살지 못하겠단다.

젊어서나, 늙어서나 그 녀석은 지 마누라 속 깨나 지독히 썩이더니

 

말년에 가서도 그 모양이야......

또 갸 있잖아 왜....갸는 지 마누라가 지금도 아주 잘 혀....

 

그래 그런지 친구들 모임 있을때 나가면 그 녀석이 제일

얼굴 때깔이 좋아보여..옷 매무새도 훌륭하고

 

노년은 그렇게 보내야 하는데 말여...갸는 진짜 마누라 잘 만났어~~~~

 

ㅎㅎㅎㅎㅎㅎㅎ

학교 퇴임을 하고 족히 80에 가까운 분들이 지금까지 마누라

잘 만난 이야기로 꽃을 피우고 부러워 하고 있으니...ㅋ

 

갸 있잖아 왜~~~~

젊었던 청춘시절....중년시절....노년시절

 

친구들 끄잡아 내어 전철 안에서의 두 사람의 電鐵閑談 은

1시간 넘은 거리 전혀 지루하지 않게 나를 금정역 까지 데불고 왔다.

 

내가 내려야 하는 역에서 내리지 않는걸 보니

나보다 더 멀리 가는 모양이다....이야기의 끈은 어디까지 이어 질지...재미지다 ㅋ

 

결국엔...

두 냥반 모두 마나님들이 생존해 계셔서 행복하다는 결론 이다.

 

참 그게 고마운 것이여..

젊어서는 싸움도 많이 했지만 이렇게 오래도록 함께 있는다는게 복이여..

 

나를 챙겨주고, 걱정해 주고, 함께 살고 있다는 것이 그것이 좋은 거여

역시 부부 밖에는 없는 것이여....자식들 다 소용 없어

 

요즘은 정말 옆에 있는 마누라가 제일 소중해....그찮어????

그 하시는 말씀에 ㅋ

 

나도 잠시 잠깐 집에 있는 남편 생각이 떠 올랐다.

이 냥반은 내가 옆에 있다고 좋아는 할까나????

 

요즘도 투닥 거림은 언제 까지 진행할지 모르는 진행형 인디....ㅎ

1시간 넘은 거리에 별것도 아닌 사는 삶의 이야기가 지루하지 않게...

 

결국엔

옆에 있는 내 사람이 최고인겨로....종결을 지으면서

 

전철한담은 그렇게 거기까지 였다.

나는 다시 금정역에서 내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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