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 워낙 편식이 심해서
엄마, 아버지는 늘 딸래미 걱정거리가 태산이셨다.
몸에 좋다는 무릇정과, 무 정과, 개구리 뒷다리...등등
만들어 먹여 주셨던 기억이 새록새록 인데
엄니, 아버지는 지금 먼 나라에 계시기에 옛일 더듬어 가면서
한번 만들어 볼까???? ㅋ
무릇정과는 쌉쌀했던 맛으로 기억이 되는데 무릇정과의
재료가 무엇이였는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시집와서 시댁 제사에 참석을 할때면
시아주버님은 무정과 만들기 어려우셨는지
서산시장에서 무정과를 사오셨던 기억이 있는데
내 혼자서 무정과를 모두 먹었던 기억이 있어서인지
시아주버님은 제사때 마다 무정과를 잔뜩 사오셔서
아무도 먹지 않는 그때의 무정과는 내 독차지였다....행복했지....ㅋ
우연한 기회에 인터넷을 보다가 무정과 하는 모습이 있어서
그까이꺼....쉽다....ㅋ 나도 해 봐야지.. 보기는 무척 쉬워 보였다.
쿠팡에서 갱엿을 구입하고, 잘 생긴 무를 두어개 사오고
무를 깨끗이 씻어 1센치 정도의 크기로 썰어 넣고
갱엿과 함께 썰어 놓은 무를 두터은 냄비에 앉혀 놓고 뒤적이면서
무정과 완성을 흡족하게 기대해 보면서 서너시간을 보냈다.
무정과가 거의 끝날것 같은 모습인것 같기에
하모니카 연습을 딱 한번만 해 보자 싶어 연습을 하다가 그만
인덕션 위에 무정과 생각을 깜빡 잊어 버렸다.
뭔 타는 냄새가 이렇게 심하게 나나....그래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
하모니카 연습을 서너번 하면서 문득 ....순간 머리를 스치는 생각....ㅠ
아뿔사~~~~
화들짝 거리면서 주방으로 뛰어가 보니 자그락 자그락 소리를 내면서
무정과는 쭈글이가 되어 버리고 색감은 검게 변하고 이게 뭐여
마지막엔 불 앞에 지켜 서 있으면서 정성껏 저어 주어야 색감 곱고
얌전한 무정과가 만들어 질건데.....ㅠㅠ
내가 하는 일이 뭐 그렇지...맨날 선 머슴처럼 일 하는 것이
ㅉㅉㅉㅉ
완전 쭈글이가 되어버린 무정과....그런데 문제는 내가 생전 처음으로
무정과 라는 것을 만들어 보았다는 사실.....
무정과를 맛있게 먹어만 보았던 시절만 생각해 보고
나도 잘 할것 같아서 시도를 해 보았던 것이 절반의 성공은???? 글쎄나
어려서는 엄마가 만들어 주셨던 무정과를.....결혼해서는 시아주버님이
사다 주셨던 무정과를 먹어만 보았지.
지금 내 나이가 몇이나 되었는데 그동안 무정과 한번 만들어 보지도 못했고
겨울철 감기에 좋고, 겨울만 되면 목감기가 있어
무정과는 어렸을적 상비 먹거리를 이제서야 시도를 해 보다니
나두 한심한 생각이 들면서
색감은 지나치기는 했어도 그대로 그런대로 먹을만 하네.....ㅋ
무정과를 만들어 놓고는
먼길 가신 친정엄니 생각, 시아주버님 생각이 간절하네
무정과를 교훈삼아, 도라지 정과를 한번 더 시도를 해 볼까나????
도라지 정과는 잘 할수 있겠지???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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