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두번씩 전국 각지에서 올라오는 장이 서는 날
그냥 살 거리가 없어도
어슬렁 거리면서 장 구경을 가 본다.
이른 가을 무렵 시장 중간쯤에
마음을 잡아 끄는 아그들이 있어 화분 두개를 입양해 와서는
매일 베란다 내다보는 행복이 이만저만 아니였다.
앙징스런 자그마한 노란 국화송이, 분홍 국화송이
거기에 베란다 깊숙이 마구마구 넘처 흘러 들어오는 햇살에
차 한잔의 행복감과, 내 좋아하는 슈벨트의 미완성 교향곡이 흘러 넘치면
그야말로 나는 여왕보다 더 행복한 모습이다.
ㅎㅎㅎ 꼴을 거울에 비추어 보면 영낙없는 마귀 할멈이라고 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그런 내 모습이지만...
마음만은 나는 행복한 여왕이 되어 보려 한다.
그렇게 한 계절 하늘높은 가을을 인심좋게 내어준 계절에 감사하고
그새 12월로 접어들어 첫눈치고는 요란하게 많이 내렸다.
계절의 변화야 오지말라고 막아서도 막무가내인 세월을 어떻게 탓하랴
예쁘지는 않았어도 수수한 내 모습도 이젠 동토의 겨울 낯인걸
거부하지도 못하고 어정쩡 하게 세월을 안아 들지만
마음이 짠하다....
요란하게 베란다를 홀려대고 나를 홀려대던 앙징스런 꽃화송이도
노후를 맞는것이 안스럽다.
싱싱하고 예쁜 푸른 시절이.....변하지 않는것이 없네그려
부시시....부스스 꽃잎도, 잎새도 하루가 다르게 내 모습처럼
부시시...부스스한 모습으로 변해 버리네....에잇~~
오늘은 더 늦기 전에 늙어 있는 국화 화분을 아파트 화단에
심어 놓고 내년을 또 기약해 볼까나....
세월무상을 국화꽃에서...인생무상을 내 모습에서
ㅠㅠㅠ
'살아가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3/ 새해.....계묘년 토끼띠 해 (0) | 2023.01.01 |
---|---|
221222/ 동짓날~~ (5) | 2022.12.22 |
테마사진전...221118 (2) | 2022.11.19 |
어제는요 ?....20221116 (1) | 2022.11.16 |
아련한 추억 하나~~ (2) | 2022.10.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