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단상

아날로그를 선물 받다.

아포리 2016. 4. 19. 06:16






지난간 시절이 그립다.

한 30여년 전만 해도


레코드 점이 성행하던 시절에

내가 좋아하는 팝송 곡목만 골라 가지고


레코드 점으로 간다.

그때는 CD가 아니라 테잎에 담아서 듣고 싶어서.....


오랜 시간이 흘렀어도 그때 당시에

친절한 레코드 상점 아저씨는


내 좋아하는 곡만 골라 가지고 가면

곧바로 테잎 하나를 뚝딱 만들어 주시곤 했다.


그 테잎은 지금도 가지고 있지만

ㅎㅎㅎㅎㅎ


지금은 거의 듣지 않고,

그때 담아 왔던 테잎을 들어 보지 않은지도 꽤나 되었지 싶다.


아날로그 시대...

참 그리운 지나간 시절이다.


더 어렸을적..

엄마, 아버지는 작은 트랜지스터 라듸오에


뭉툭한 건전지 였던가?????

고무줄로 칭칭 동여 매어 라듸오를 듣곤 하셨던.


유일한 문화생활을 하고 계셨던 때도 있었다.

그 시절이 그리워 진다.


사람소리, 인정소리, 그것의 합집합 시대였던 그 시절...

지금도 조금 한가한 시간이면


재래시장을 딱히 살 거리도 없으면서

어슬렁 거리는 습성은 아마도 그때의 추억 이리....


오늘은 주섬주섬 아주 오래전에 담아 놓았던

올드팝송 테잎을 꺼내 보아야 하겠다.


음.....그런데 문제는

집안에 테잎을 넣어서 들어볼 기기가 없다는 것....


아날로그 기기가 없다는 것.

모두  편하게만 하고 살아야 되는 디지털 시대로 변하면서


내가 그리워 하는 아날로그가 없다.

어느 날.....몽땅 집안에 아날로그는 모두 내다 버렸다.


그것이 지금도 그리운 건...나이 탓이련가????

엊그제 늦은시간에 좋은 사람들과 카페에서 두런두런 이야기 하던 중


초급반 아이들 요즘 하모니카 노래를 뭘 가르처야 하나???

하는 이야기를 하다가 떠 오르는 노래가 있었다.


왜 그거 있잖아요.

돌림노래 안녕, 시계......그 노래 아이들과 반반씩 편을 갈라서


돌림노래를 하면 아이들 참 재미있어 하고

어른들도 그 돌림을 잘 못 맞추고 깔깔 거리네요. 했던.


화제가 엉뚱하게 시계로 방향이 틀어 지면서

책상에 올려 놓은 태엽을 감아주는 시계 때문에......


짹깍짹깍 거리는 울림 때문에 시끄럽다는 ....

그래서 그 시계를 이젠 버려야 하겠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내 귀가 솔깃 해서

그거 저 주셔요......했더니


당장에 주겠다는 시원 시원 션한 대답을 하시던 선생님

그 담날.....바로 가지고 오셨다.


ㅋㅋㅋㅋㅋㅋ

나는 보물이였다. 왜케 그게 좋은지...


마침 주방에 있는 시계가 울 남편 닮아서 ㅋㅋㅋ....

주방에 놓으면 좋을것 같다는 생각에 욕심을 내었다.


증말.....ㅎㅎㅎㅎㅎㅎ

얼마나 오랜만에 태엽을 감아보는 순간인가...


짹깍 거리는 태엽시계의 소리가 얼마나 그리웠을까.....

주방에 올려 놓고 묘하게 기분이 좋다, 그냥 좋다. ㅋㅋㅋㅋ


ㅎㅎㅎㅎㅎ

그런데 문제는 태엽을 감아 주어야 하는 시간이


24시간이 가지를 않고 하루에 두번 태엽을 감아 주어야

시계가 오차 없이 잘 돌아간다는 사실을 알았다.


저녁 잠자리에 들기전에

너도 자~~알 자거래이 하면서 태엽을 감아 주고


아침에 일어나서

땡~큐 잘 잤나???? 하면서 때르륵 태엽 한번 감아 주고...ㅋㅋ


내 일거리가 또 하나 늘어 났다. ㅋㅋㅋ

아~~~ 그것두 생각이 난다.


옛날 무섭기만 했던 우리 할아버지 모습이....

꼭 저녁이면 하시던 말씀.....


야~~숙아

시계 밥 주거래이..


ㅎㅎㅎㅎ

할아버지의 시계 밥 주라 하시던 그 음성도 생각이 떠 오른다.


태엽을 감아 주라고 하시던 그 말씀이

시계에 밥을 주라고 하셨던 할아버지의 음성이 다시금 들려 오는 듯 하다.


저녁으로....아침으로

태엽을 감아 주면서 때르륵 때르륵 돌아가는 태엽의 그 소리도 좋고


짹깍짹깍 거리는 시계바늘 움직이는 그 모습도 좋고

요즘은 모든게 디지털화 되어서


건전지 하나만 넣어주면 끝~~~삭막하지 않나????

이런 세상이????


우리는 참 편한 세상을 살고 있다고 하지만

나는 다시 아날로그 시대를 그리워 하는건


시계 하나에도 기계와 사람이 밀접한 느낌이 있었던

그 느낌이 좋은 것이다.


요즘은 어디서나...

길을 걸을때도, 전철 안에서도, 집안에서도,


대화 보다는 스마트폰 들여다 보는게 일상 다반사가 되어 버려

서로의 대화는 거의 단절되다 싶이


인정이 흐르지 않는 그런 시대에 살고 있지는 않은지...

그 사람 목소리가 듣고 파서 전화를 하고 싶은데


카톡이 깨톡깨톡 소리를 질러 댄다.

눈으로만 들여다 보면서 서너번 깨톡깨톡을 하다보면


약속도 잡아 버리고, 모든게 카톡 안에서 이루어 진다.

목소리 들어보고, 수다를 늘어지게 하고 싶은데


요즘 세상은 수다를 허용하지 않는 깨톡 세상이 되어 버렸다.

그러나 우리집 전화 요금은........ㅋㅋㅋㅋ ㅠㅠㅠㅠ


지지난달 17만냥.....지난달 12만냥....

아마도 우리집 냥반이 고지서를 보았으면


육이오때 난리는 난리도 아닌 날벼락을 했지 싶다.

다행이 전화 고지서를 메일로 받아 보기에


아무도 전화 고지서를 볼수 없고 나만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 ㅋ

오늘도 내 수다는 전화선으로 이어 지겠지????


시끄러운 깨톡깨톡 소리 보담.

정이 뚝뚝 묻어 나는 그리운 사람들의 목소리도


눈으로 보는 소식 보다는 정으로 느끼는 그런 모습이고 싶다.

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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