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현듯 맘 속에 있던 곳으로
떠나보고 싶었다.
여인들의 짧은 여행은 떠나기 전부터
마음도 몸도 몹시 분주하다
집에 두고나온 외롭게 있을 사람을 위해
준비도 해 줘야 하고
여행에서 나를 찾기 위한 생각도 꺼내야 하고
거창한 준비도 없이 떠나버리고 말았다.
다시가고 싶어했던 부석사는 '못다한 사랑이야기'를
한가로운 마음으로 애절한 마음으로
희뿌연 하늘에 대고 그려 보았다.
사랑은 사랑하는 마음으로 '못다한 사랑이야기'라도
보물스런 소중한 사랑으로 마음에 두어야지...
부석사의 정월대보름은 조용하게 찾아온
우리에겐 각자 그 나름으로 산사의 조용함을 만끽하고
신동원 선생님은 열심으로 부처님께 고하시더만
아마 아픈다리 좀 낳게 해 달라고 부탁을 했을것 같네
여행중에는 예전 오래전에 영월 동강에서 만났던 보너스 생각이
불현듯 스치는건 동강의 뗏목축제를 재미있게 보았다는 것.
부석사를 나와 간월도 간월암을 찾았을때는
한창 정월대보름축제로 간월도 굴부르기 군왕제
축제가 진행되고 있었다.
석화가 누구이기에 석화를 애절하는 부르는 소리에
발걸음 돌리기 아쉬워 그 자리에 앉아 굴도 얻어 먹고
떡도 얻어오고 타지의 축제에 가서 푸짐하게 한보따리 안고 온 느낌..
맘에 품고 있던 태안으로 가서는 조용한 바닷물이 반가웠지만
잔뜩 벼르고 있던 하늘에 별보기, 보름달 맞이하기는 실망을 안고
팬션에서 수다로 마무리 했다
밤새 바닷바람은 세차고 아마도 굴 을 불러와야 하는 바람인지
새벽에 칠흙같은 어둠에 발을 내딛어 하늘을 보니
별은 쏟아지고 달은 소나무에 걸려 있고
작은 내 몸을 삼켜 버릴것 같은 바람속에도 그저 그 하늘을 보고
마음이 녹아 내릴것 같았다
함께 동행했던 지인들은 어쩐 일인지 꼼짝도 않고 나만 홀로
신새벽을 즐기고 있었다
몇번을 들락날락 하다 얻은 별칭 하나
내가 제일 싫어하는 청설모???? ㅎㅎㅎㅎㅎㅎ
그래 까짓거 아무러면 어떠랴
솔향기 길을 따라 동네 한바퀴
사방에서 짖어대는 낯선 손님을 위해 반가움의 표시인지
경계의 표시인지는 몰라도 컹컹 거리는 녀석들 때문에
작은가슴 콩알 거리기도 했지만
동녘에서 오는 붉은 기운은
삶의 한자락 어제, 오늘 이라는 시간을
또 소중하게, 아름답게 내게 선물로 안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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