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글로쓰는일상이야기

내게 남겨준 연실~~~

아포리 2024. 10. 9. 10:53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처럼/서정주 님
 
섭섭하게, 그러나
아조 섭섭치는 말고
좀 섭섭한 듯만 하게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어디 내 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게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이 아니고
만나고 가는 바람 같이..


엊그제
만나고 가는 바람 아니라
한두 철 전
만나고 가는 바람 같이....




********
사람도 어지럽게 돌아가는 자연속에
몸살을 합니다
 
이맘 때 쯤이면
늘..연 밭을 그리워 합니다
 
연 밭도 사람 앞에 아직 나서지 않는 걸 보면
연 밭도 자연 앞에 몸살을 하고 있는 듯 합니다.
 
시흥 관곡지 연 밭에서 
서정주 님의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처럼.... 시를
떠올려 봅니다
 
만나러 가는 바람이 아니고
만나고 가는 바람 같이
 
인연의 속에 집착을 버리라는
뜻으로
 
나름대로 구절을 이해하려 애써 봅니다
오는 바람 가는 바람
 
모두 모아 편한 마음으로 
내려 놓으라 하는 모양 입니다
 
연 밭에 가서 연꽃을 만나면
웬지 연꽃의 겸손함을 느끼게 됩니다.
 
 내가  좋아하는 연꽃을
눈치 챈 남편이
 
특별하게 만들어 준 아호가 있습니다
연꽃 연, 열매실
 
연실[蓮實]이 제 아호입니다
쓰지 않고 깊숙히 넣어 두었던
 
연실 이라는  아호를
만나러 가는 바람, 만나고 가는 바람
 
그 앞에 꺼내놓아 봅니다
자꾸만 불러보니
 
그 역시 사랑입니다... 
 
만나러 가는 바람은 미래 지향적이고
만나고 가는 바람은 과거 지향적이고
 
서정주 님의 시에는 나와 있지 않은
 
지인이 알려준
제3의 바람


***
남편이 만들어준 연실 이라는 호를
버리지 않고 오래도록 이쁘게 사용을 하려고
~~~~
오래전 기록으로 남겨 놓았던 글을 바라보면서
이런때도 있었고 그때는 그니도 있었고


생각이 머릿속에서 춤을 추고 있네그려
ㅠㅠ
언제나 만나려나....만날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