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글로쓰는일상이야기

내가 좋아하는 길~~~

아포리 2024. 12. 18. 06:24

쫄랑쫄랑 거리면서 늘 앞장서 가는 댕댕이 두리 지지배

일곱살 보름만 넘기면 여덟살....ㅋ 언제 나이가 저렇게 먹었남

우리집에 올때는 두달반 된 내 손바닥 만한 지지배 였는데..ㅋ

 

두리는 자랐고, 할미는 이마에 주름살 늘었고

두리랑 산책길은 늘 내가 조용조용 좋아하는 길이네

대로변 이기는 하지만

 

복잡하지도 않고 스치는 인파도 없고 

겨울에는 뻥뚤린 공중으로 하늘이 올려다 보이지만

여름이면 플라타너스 나무잎새 때문에 하늘이 보이지 않아

 

걷기도 좋고 운치도 있는 길이네

두리랑 앞으로 걸어가면 우리집 가는 길이고

건널목 까지 갔다가 다시 되돌아 걸어가면

 

문예회관 가는 길이고 그 가는 길에

이런저런 잡생각들 버려야 할것들 넣어 놓아야 할 생각들을

정리하는 길이기도 하네

 

겨울길에 문득 매미소리 가득했던 여름날 길이 생각나

두리랑 다시 되돌아 문예회관까지 걸었네

올가을 들어서면서 부터 웬지 마음이 들뜨고 풍요러웠던 마음을

 

길거리에 널려 있는 푸대자루가 내 낭만을 싸잡아 가지고 가 버렸네

낙엽이 떨어지기 무겁게 청소하시는 분들이

그 좋던 낙엽을 몽땅몽땅 푸대자루에 넣어 버리는 바람에

 

그 좋았던 예전에 추억길이 맹숭한 길이 되어 버렸지

버스에 인접한 길이긴 하지만 중간중간 사잇길이 있기 때문에

그 사잇길로 사람들이 빠저 나가기 때문에 좋았지

 

한산한 길에 낙엽이 수북할때면 인파도 없고

이런저런 잡생각 정리를 하면서 발밑에서 저벅저벅 거리던

낙엽의 소리도 좋았는데 그 낭만을 누가 알리요......ㅠㅠㅠ

 

길게 뻗어 있는 길 위에 수북수북했던 예년의 가을길....

그 낭만의 길이 올해는 삭막하게 깨끗해저 버렸네

너무 바지런하게 치워 버린것도 탈이여......

 

너무 깨끗한 도로를 만들어 버린것도 탈이여

도대체 도심의 낙엽길 걷는 낭만을 모르는 냥반들이여....

두리랑 산책하는 길에 괜시리 심술보가 발동되어

 

툴툴거렸네

깔끔떨던 친구 말이 떠 오른다.

하두 집안을 먼지하나 없이 깔끔하게 청소를 하면

친구 할머니는 늘 잔소리를 하신단다.

 

사람이 너무 깔끔떨고 살면 복 나가는 겨~~~

도심거리의 낙엽이 한장도 없는걸 툴툴거리면서

늦가을, 초겨울의 내 낭만을 걷우어간 행위도 복 나가는 법이여

 

마음속 한마디 질러 버렸네

괜한 노친네 심술을 한번 부려 보았던 초 겨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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