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단상

볼라벤이 지나간 새벽 거리..

아포리 2012. 8. 29. 23:02

 

 

 

 

 

 

 

 

 

여늬때보다 해가 많이 짧아짐을 느낀다

아침에 걷기 명상을 하기 위해

 

집을 나서기 전에

창밖으로 내다보이는 수리산 날씨를 감지해 본다

 

전 같으면 훤히 보이는 시간인데

깜깜하니 수리산이 형체만 있다

 

좀더 있다 나갈까??

혹여 컴컴한데 나갔다가 발을 헛디딜까 두려워..ㅠ

 

동이 트기 시작하는지

조금씩 창밖이 훤해 지기 시작을 한다

 

의례히 mp3 챙기고 손전화 챙기고

운동화 질끈 매고

 

전 같으면 반바지 차림일텐데

서늘해서 이젠 긴 바지로 갈아 입었다

 

시절이 변덕인지

사람이 변덕인지.....

 

암튼 길을 나서면서

발밑을 보니 온통 잔 나무가지들이

 

나뒹굴어 있는걸 보니

볼라벤이 큰 가지를 그대로 남겨두고

 

온통 잔가지가 훓고 지나간 모양이다

길에 잔 가지들이 잔뜩 널려 있다

 

어제 남편이 하던말을 곱씹어 보면서

발걸음을 옮긴다

 

여기저기 다니지 말고

꼭 한곳에만 있어

 

당신은 키가 작아서

혹시 날라갈지도 몰라 하던 생각이 나서

 

피식 웃었다

한참 볼라벤 바람이 기승을 부리는데

 

그래도 근심스럽게 걱정해주는데

나는 속이 꽉찬 사람이라 상관없지

 

속이 텅 빈 당신이 문제지. ㅠㅠ

길을 걸으며

 

명상을 하면서 생각한다

볼라벤 큰 바람이 작은가지만 정리를 하고

 

큰 가지를 남겨 놓은건.....

멀고 험한 우리네 인생길

 

작은 근심을 가지고 동동 거리지 말고

작은 근심은 몽땅 처내 버리고

 

큰 근심은 가슴에 꼭 담아두어

마음으로 다스려 가라는 뜻이 아닐까???

 

꿈보다 해몽이지만

볼라벤에 놀래 잔가지만 모두 떨어지고

 

큰가지는 예전 그대로 서 있는 모습이

꼭 우리네 삶의 모습 아닐까 한다

 

살면서 걱정거리도 아닌 잔 걱정들이 얼마나 많을까

근심걱정 거리도 아닌 잔 걱정만 틀어잡고

 

야단인걸 보면

우리네 삶도 자연에서 더 많이 배워야 하겠다

 

길가에 널려저 있는 잔 가지들을 발로

살살 옆으로 밀어 놓으면서

 

바로 우리 인생의 근심도 이것이지

잔 근심은 옆으로 슬슬밀어 놓는 연습

 

볼라벤이 스처간 자리에서

더 많은 생각으로

 

삶을 다시 정리해 본다.

마음속에 담아있는 잔 가지의 작은 근심은

 

모두 덜어 내자고

인심한번 크게 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