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5시40분경 집을 나섭니다.
이 길은 양 옆으로 봄부터 여름까지 내게
꽃향기를 안겨준 꽃길 입니다.
왼쪽으로는 비비추,맥문종이 줄을 서서 있고
오른쪽으로는 원추리와 옥잠화가 줄을 서서
내가 오기를 목 빠지게 기다리는 곳입니다.
색깔 고운 원추리가 초여름까지 모두 활짝 피어나
그 뒤로는 옥잠화가 대를 이어 주었는데
웬일인지 어디에 숨어 있었는지 어제도 없던 꽃님이가
오늘아침 반겨 주네요 그런데 많이 쇠약해 있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지금 이곳은 원추리가 필 철이 지난 때라서....ㅠ
색고운 비비추도 지금은 모두 쇠잔해 있는 모습입니다.
잎새는 벌레들의 안식처가 된지 오래인것 같고
비비추 꽃님이는 나보다 더 늙어 가는것 같아
마음이 짠 합니다.
두번 연 이어 올라온 태풍 때문에
아직 남아 있어도 좋을 옥잠화가
태풍에 주저 앉아 모습이 하나도 없더니
오늘 아침에는 웬일로
그동안 모두 사그라 진줄로만 알았던
꽃님이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네요
이제 날씨가 추워 질텐데 철을 모르는 건지...
이 꽃님이는 한번도 오가는 길에
본적이 없던 꽃님인데
이름도 모르겠고 성도 모르겠고
옥잠화도 아니고 백합도 아니고
이름도 몰라요~~
성도 몰라요~~
열매를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어도
잎새만 살랑 거릴뿐
기다려 보라네요...
햇살이 사정없이 내리고 있습니다.
그동안 격조 했던 모양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매일 퉁퉁 거리면서 해를 막고 서 있는
구름 때문에
오늘은 진종일 맑음인가 봅니다.
나팔꽃은 언제나 내 오랜 친구...
언제 보아도 싫지 않고
언제 보아도 반갑고
제일 이야기 많이 나눠 주는 친구
길게 누운 햇살 그림자가 좋습니다.
어디까지 뻗었는지
나무가지들의 키가 훤출 합니다.
초가을 햇살이 다소곳도 합니다.
이제 여름 꽃님이들은
모두 쇠잔해 있어 안스럽기도 하지만
자네들도 우리처럼
세월앞에는 장사가 없네그려
아직은 곱디고운 모습으로
상하지 않고
아마 내가 지나 갈적에 제일 많이 만나는
꽃님이들
나팔꽃은 어릴적 향수는 아니더라도
무작정 좋기만 합니다.
반달 군이 내가 집에서 나올 때 부터
따라오고 있습니다.
하늘색이 고운 날
올려다 본 하늘 한복판에
심심찮게 말도 없이 묵묵히
나를 따라오던 달님이
맑은 가을하늘 아래
혼자서 외롭게 떠 있습니다.
아침 샛별은 어디로 갔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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