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단상

합박눈 단상

아포리 2012. 12. 8. 07:20

 

 

 

 

 

 

 

 

12월 한달 남은 달력은

뜯어내기도 서러운데

 

밟고 간 흔적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

짦은 다리로 미끄러질까 두려움에

 

종종 걸음을 걷는다

걷고 있는 모습을 누군가 보면서

 

오리걸음 걷지 말고 당당하게 걸어요

한마디 한다.

 

일년을 돌아 보면서

내 종종 거렸던 걸음들에 발목이 아프다

 

나는

얼마나 잘 살아 왔나

 

문득 넘어지지 않으려 뒤뚱 했던 내 모습이

길 위에서 미끄러 지려 한다

 

그래도 올 곶게 서서

다리에 힘을 주고 다시 걷는다

 

내가 올 한해 걸어 온길

아마 오늘 같은 날 이었을걸????

 

반문해 본다

일년에 두번 의무 판공성사 있는 날

 

내가 사랑하는 애마는 낯선 곳에서

목을 길게 빼고 덜덜거리며 쥔장만 기다리고 있을텐데

 

거기까지 갈 재간이 없다

걸어서 걸어서

 

하늘은 함박눈을 사정없이 쏟아내고

나뭇가지새로 불어대는 바람은

 

눈바람과 함께 나를 삼키려 하는데

나는 꿋꿋하게 우산을 받처들고

 

걸어간다

그게 내 올해 살아온 소중한 날들

 

얼마나 힘들게 걸어 성당에 도착을 했는지

다리에 힘이 풀렸지만

 

그래도 성호를 긋고는

성모님 앞에서 씨익 웃음을 드린다

 

여기까지 눈발 헤치면서

저 수산나 잘 왔습니다..

 

성모님께 고하고는

십자가 밑에서는 졸음이 쏟아저

 

눈꺼풀이 무겁다

온통 상념은 집에서 나와 걸어온 눈발 생각인데

 

첫사랑의 상념도..손톱에 아직도 남아있는 봉수아 물잎도

나는 오늘 무엇으로 고해성사를 해야 할까?

 

갑자기 온통 머릿속이 복잡하게 얼키고 설킨다

오늘 하루도 복잡함인데

 

그간 쌓였던 고해를 모두 어이할까?

그래도

 

고해소에 들어가

성호를 긋고는

 

내 안에 들어있던 커다란 고해를 털어 내었다

이제부터 마음안에 무거운 고해는

 

담아두지 말것이야 다짐하면서

집으로 터덜 거리는데

 

하얌도 아니고 그렇다고 검음도 아닌 것이

우뚝우뚝 위협을 한다

 

밤인지 낮인지도 모를 도깨비 춤들이

나를 붙잡아 놓는 것 같아

 

눈길을 헤집고

나 오늘 내 맘 안에 있던 큰 돌덩이들 내려놓고

 

홀가분 하단 말이야~~ 하늘에 대고 소리 지릅니다.

그럴까????

 

내 인생의 주인은 나 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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