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리의 방

밤새 하얀 눈이.........ㅋ

아포리 2015. 11. 26. 06:13

 

 

 

새벽에 일어나 습관적으로

창밖을 내다보니

 

가로등 불빛으로 보이는

올해 첫눈이 내린다.

 

햐얀 눈이 밤새 소복소복 내렸다.

지난 여름 내 손톱에 물들여 놓았던

 

봉숭아 물이 얼마나 남았을까????

ㅎㅎㅎㅎㅎㅎ

 

아직도 3분의 1은 남아 있는데

어찌 된겨

 

어려서 부터 한해도 거르지 않고

시집올때 까지 내 엄마는 딸래미에게

 

아니 우리 오남매에게 여름날 피마자 잎을 따서

봉숭아 꽃과 잎에 백반을 넣고 찧어서

 

동그랗게 둘러 앉혀 놓고는

봉숭아 물을 들여 주셨다.

 

시집을 와서

또 여름이면 내가 해야 할 일 년중행사가

 

여름날 아이들에게 봉숭아 물을 들여주고

나도 봉숭아 물을 들이고

 

꼭 .....끝에 하는 말은

손톱에 물들인 봉숭아 물이

 

첫눈 올때까지 남아 있으면

첫사랑을 만나게 된데

 

젊어 한때는 한 여름날에

봉숭아 물을 들이고는

 

웃읍지도 않은 첫사랑을 만날수 있을까???

것두 덕수궁 돌담길에서????

 

ㅎㅎㅎㅎㅎㅎㅎ

웬 덕수궁 돌담길 이였는지 그건 지금도 모른다.

 

암튼 어려서 부터 작년까지는

첫눈일 올때까지 봉숭아 물은 내 손톱에 남아 있지 않았다.

 

어????

그런데 올해는 아직도 3분의 1은 남아 있다.

 

첫사랑이 얼마나 많았기에

야가 아직도 내 손톱에 남아 있는겨....

 

누구에게나.....

물론 내게도 첫사랑 이라는 것이 있었지...

 

엇갈려 버린 첫사랑의 스토리.....ㅎㅎ

아마도 그게 내 첫사랑의 스토리 였을꺼야.....

 

다시금 그 아이를 떠올려 본다.

가족 모두가 미국으로 떠나 버린 후

 

그때는 미국으로 편지를 보내면 20일은 족히 걸렸지 싶다.

그래도 부지런히 편지질을 해 가면서. ㅎ

 

그땐 그것이 사랑이였지 싶다.

그러다 미국에서 이사를 가고 주소가 바뀌고

 

내 편지는 전해 지지 않았고

그 아이는 오해를 했고....ㅎㅎㅎㅎ

 

나는 그동안 결혼준비를 해야 했고

참 아련한 추억의 첫사랑의 스토리가

 

지금은 노년의 아름다움으로 가슴에 담아 놓고

마음속으로 쑤~~욱 묻어 버린다.

 

올해 첫눈이 내린 창밖을 바라보며

아직도 내 손톱에 남아 있는 봉숭아 자욱을 보면서

 

노년이 되었어도

첫사랑에 대한 그리움.....같은거????

 

노년이 되었어도

아직도 손톱에 남아 있는 봉수아 꽃물의 그리움 같은거???

 

노년의 삶을 재미지게 가꾸어 가면서

내 삶의 멘토는 내가 해야 된다는 글을 접하고는

 

그래 맞어 ...

내 삶의 멘토는 그 누구도 아닌 내 자신인겨...

 

첫눈이 하얗게 소복히 쌓여 있는

창밖 풍경에 별스런 잡다한 생각들이

 

아침을 헤집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