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일어나 습관적으로
창밖을 내다보니
가로등 불빛으로 보이는
올해 첫눈이 내린다.
햐얀 눈이 밤새 소복소복 내렸다.
지난 여름 내 손톱에 물들여 놓았던
봉숭아 물이 얼마나 남았을까????
ㅎㅎㅎㅎㅎㅎ
아직도 3분의 1은 남아 있는데
어찌 된겨
어려서 부터 한해도 거르지 않고
시집올때 까지 내 엄마는 딸래미에게
아니 우리 오남매에게 여름날 피마자 잎을 따서
봉숭아 꽃과 잎에 백반을 넣고 찧어서
동그랗게 둘러 앉혀 놓고는
봉숭아 물을 들여 주셨다.
시집을 와서
또 여름이면 내가 해야 할 일 년중행사가
여름날 아이들에게 봉숭아 물을 들여주고
나도 봉숭아 물을 들이고
꼭 .....끝에 하는 말은
손톱에 물들인 봉숭아 물이
첫눈 올때까지 남아 있으면
첫사랑을 만나게 된데
젊어 한때는 한 여름날에
봉숭아 물을 들이고는
웃읍지도 않은 첫사랑을 만날수 있을까???
것두 덕수궁 돌담길에서????
ㅎㅎㅎㅎㅎㅎㅎ
웬 덕수궁 돌담길 이였는지 그건 지금도 모른다.
암튼 어려서 부터 작년까지는
첫눈일 올때까지 봉숭아 물은 내 손톱에 남아 있지 않았다.
어????
그런데 올해는 아직도 3분의 1은 남아 있다.
첫사랑이 얼마나 많았기에
야가 아직도 내 손톱에 남아 있는겨....
누구에게나.....
물론 내게도 첫사랑 이라는 것이 있었지...
엇갈려 버린 첫사랑의 스토리.....ㅎㅎ
아마도 그게 내 첫사랑의 스토리 였을꺼야.....
다시금 그 아이를 떠올려 본다.
가족 모두가 미국으로 떠나 버린 후
그때는 미국으로 편지를 보내면 20일은 족히 걸렸지 싶다.
그래도 부지런히 편지질을 해 가면서. ㅎ
그땐 그것이 사랑이였지 싶다.
그러다 미국에서 이사를 가고 주소가 바뀌고
내 편지는 전해 지지 않았고
그 아이는 오해를 했고....ㅎㅎㅎㅎ
나는 그동안 결혼준비를 해야 했고
참 아련한 추억의 첫사랑의 스토리가
지금은 노년의 아름다움으로 가슴에 담아 놓고
마음속으로 쑤~~욱 묻어 버린다.
올해 첫눈이 내린 창밖을 바라보며
아직도 내 손톱에 남아 있는 봉숭아 자욱을 보면서
노년이 되었어도
첫사랑에 대한 그리움.....같은거????
노년이 되었어도
아직도 손톱에 남아 있는 봉수아 꽃물의 그리움 같은거???
노년의 삶을 재미지게 가꾸어 가면서
내 삶의 멘토는 내가 해야 된다는 글을 접하고는
그래 맞어 ...
내 삶의 멘토는 그 누구도 아닌 내 자신인겨...
첫눈이 하얗게 소복히 쌓여 있는
창밖 풍경에 별스런 잡다한 생각들이
아침을 헤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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