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리의 방

느리게 오는 편지....

아포리 2019. 7. 4. 06:10





한장한장 넘기는 재미가 쏠쏠한 책이다

"느리게 오는 편지"


이 책을 만난건 우연이였다...참말로 우연...

두리 지지배랑 산책을 하던중 집앞 공원 안에 설치되어 있는


야외 작은도서관 책꽃이에 눈에 뜨이는 제목이 있어 꺼내들고

몇줄 읽어 보고는 집으로 가지고 왔다.


빨리 읽고는 다시 제자리에 다시 갖다 놓아야 하기에

무인 도서관은 그 자리에서 읽고 싶은 책을 읽어 보는 그런 곳이다.


두리랑 산책을 나갈때면 꼭 한번씩은 들려 오는 곳이다.

킁킁....두리 지가 무슨 책을 알까마는 그래도 둘러 본다.


인천 월미도에 가면 느리게 가는 빨간 우체통이 있다.

그곳 느리게 가는 빨간 우체통에 편지를 넣어 놓고 온 것이


벌써 5년째나 되는것 같은데 얼마나 더 느리게 오려고 하는지

아직도 오지 않고 있다....


가끔은 인천 월미도에서 느리게 오는 편지를 생각해 보지만

언제 올지도 ......아마 내가 세상에 없을때도 기다림 없이


찬찬한 마음으로 기다림을 해야 하는지......

지금처럼 유선이 발달하지 않았던 그 시절도 있었다는게


지금 아이들은 이해도 하지 못할뿐 더러 생각조차 하지 않을것 같다.

그런데 나는 가슴한켠에 꼬깃꼬깃 접어 놓았던 옛 일들이


가끔은 벅찬 그리움이 될때가 참 많음을 돌이킬때, 행복하다.

단발머리 시절 때는 편지 대필도 많이 했지.....


남친이 있었던 아이들 한테도....

또 집을 멀리두고 자취를 하면서 학교를 다니는 친구들에게는


집에 보내는 편지 대필도..많이 해준 경험이 있었다.

돌아돌아 생각해 보면 참 유치한 짓을 많이 하지 않았나 싶다.


편지 대필을 하면서 유치한 이야기도 서두에 많이 끄집어 내여 썼던 기억....ㅎㅎ

내 작은 가슴안에 넘치게 많이 남아 있는 옛 이야기들....


나는 그것을 참으로 좋아하면서 그리움의 시간보내기도 좋다.

지금은 어디에 살고 있는지도....모를


풋풋했던 감성일때 내 좋아했던 오빠에게 보냈던 편지.....

그건 지금도 가슴설레임이다. ㅋ


개성에서 내려오신 실향민 친정은 가까운 친척도 별로 없다.

그래서 지금도 오빠라는 단어는 낯선 단어인데


편지에는 곧잘 오빠라는 단어를 많이 쓰였던 때도 있었기에..

배시시한 웃음을 만들어 볼수도 있는 그리움이다.


요즘 어깨가 아파 어깨에 파스를 붙였던 것이 떨어저 있기에

버리려고 했더니 얼마나 잽싸게 두리 지지배가 물고 도망을 가던지


입안에 넣고 절대 내어 놓지 않는 두리하고 실랑이를 하다가

고년이 꼴깍하고 삼켜 버렸다.


아뿔사 ....이 노릇을 ..밤 10시에 화들짝 놀라서

24시 솔병원에 전화를 걸고 단숨에 달려가 엑스레이 찍고,


아직은 장으로 내려가지 않고 위에 있기때문에 토하는 약을 먹이고

토를 시킨다고 한다. 시간 급하게 병원으로 와서 다행이지


위에서 장으로 내려가는 시간이 4시간 걸린다는데

위에 있을때는 토하는 약을 먹여서 토하게 하거나 그래도 나오지 않으면


내시경으로 꺼내고 간단한데 장으로 내려가면 100퍼센트 개복을 해야 한다고.....ㅠ

고요한 그 밤중에 걸음아 나 살려라 하고 땀나게 뛰어가서


휴~~~~토하게 하고 파스이기에 혹시나 아이한테 잘못된 약물이 남아 있을것 같아

병원에 입원을 시키고 내일 아침 다시 혈액검사를 하고 퇴원 결정을 한다고.....ㅠ


두리 지지배가 없으니 웬지 허전하고 시간이 널널한것 같기도 하고

오늘은 오전중에 내가 즐겨 다니던 곳에 미류나무가 딱 한그루 있는데


그곳을 다녀올 참이다.

미류나무 키가 너무 커서 바람이 불때면 비잉빙 돌기도 하고


햇살에 부딪히는 잎새의 팔랑거림 느낌이 좋아 미류나무가 어릴적부터 좋다.

요즘은 찾아보기 힘든 미류나무가 내 산책길에 있다는 것도 고맙다.


미류나무 키가 하두 커서 카메라에 가까이 담아보고 싶은데 안된다.

얼기설기 작은 농로옆에 차를 세워 놓고 한참을 미류나무와 만나야 한다.


사람 살아 가는데 왜 이렇게 해야 할 일도, 할 일도 많은지 몰러

살랑거리면서 집안을 휘젓던 두리 지지배도 없으니


한나절 나는 휴가를 얻었다.

두리 지지배가 입원해 있는 24시 솔병원은 무지 비싸네......ㅠ


나쁜 지지배, 행복을 전해주는 이쁜 지지배 두리......

마음이 어지럽게 교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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