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예전엔 몰랐네~~~

아포리 2020. 10. 14. 02:18

 

 

친정엄니는 올해 92세로 지금은 하늘나라에 살고 계신다.

내가 중학교 시절이였던 것 같다.

 

엄니는 어깨가 아프시다고, 옷을 갈아 입으실때도

어깨가 아퍼서 팔을 못 올리겠다고 엄살을 하시는것 같았다.

 

그땐 왜 몰랐을까??? 엄니가 어깨가 아프시다는데....ㅠ

철이 없었던 딸래미는 그때의 엄니가 꾀병인줄 알았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나두 어깨가 아퍼서,

옷을 갈아 입을때도 엄니처럼 똑같이 어깨가 아프다고 한다.

 

92세의 엄니는 늘상 허리가 아프시다고 하신다.

왜?? 엄니는 맨날 허리가 아프다고 하시나

 

딸래미가 볼때 엄니의 허리는 멀쩡한것 같은데 아프시단다.

그리곤 70세가 넘어 가실 무렵부터인지

 

엄니의 허리가 구부정히 굽어지기 시작을 하셨다.

지금 나도 엄니처럼 허리가 많이 아프다.....ㅠㅠ

 

쌍꺼풀진 엄니의 눈은 시원시원 매력적인 눈이셨다.

70세쯤인가 보다 눈이 자꾸 덮혀서 거북하다고 하시면서

 

쌍거풀 수술을 하시고 싶다고 하시는걸...

그 연세에 무슨 쌍거풀 수술을 하시느냐고 면박을 주었다. ㅠㅠ

 

딸래미 면박에 결국 엄니는 쌍거풀 수술을 못하시고 불편하게 가셨다.

지금 내가 눈이 자꾸 처저서 불편하다.

 

하늘을 올려다 보면서 엄니의 모습을 찾아 보면서

엄니~~ 미안해...지금 나도 눈거풀이 자꾸 처저서 불편하네...

 

엄니의 불편해 하시던 그 모습이 자꾸만 아른거린다.

왜 그땐 몰랐을까.....

 

허리가 구부정하게 굽어 가지고 지팡이를 짚어 가면서

열심히 성당에 다녀 오신다.

 

처음엔 걸어서 다녀오시더니 언제적 부터인지

무릎이 아프시다고 혼자서 택시를 타고 다녀오신다.

 

내가 보기에 엄니의 무릎은 멀쩡한것 같은데 웬 택시를 타고 다니시냐고

운동삼아서 걸어서 다니시라고 또 은근히 면박을 주었네....ㅠ

 

그런데 지금 나도 멀쩡해 보이는 무릎이 시큰거리고 아퍼서

걷기 보다는 주로 차를 많이 이용한다.

 

그때의 엄니 모습은 온통 엄살이신것 같았다.

엄마가 아프다고 하실때 엄살을 하신다고 생각했다.

 

지금 내가 울 엄니처럼 엄살앓이를 하고 있는 중이다.

어깨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무릎도 아픈 엄살앓이를 하고 있다.

 

엄니의 아픔이 엄살앓이가 아니란걸 왜 그때 몰랐을까??

요즘~~ 온몸 구석구석이 아프다

 

아이들 한테는 아프다는 소리도 못하고 울 엄니처럼 엄살앓이를 하고 있는중..

아이들은 내가 엄니한테 그랬듯이

 

여기저기 아프다고 하면 엄살이라고 할것 같아

아프다는 소리도 못하고 그저 그려러니....

 

요즘 유난히 파란 가을하늘 올려다 보면서 엄니의 모습을 찾아

엄니한테 무심했던 딸래미의 하소연을 해 본다.

 

엄마~~~나두 이젠 나이가 들다 보니

꾀병두 아닌 몸이 여기저기 아프기 시작을 하네.....

 

왜??? 그땐 엄니의 아픔을 몰랐는지

미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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