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새벽에 길을 나서
서해안 고속도로를 달려 갑니다.
간간히 눈이 날리기 시작합니다.
머리속은 오늘 할일을 생각합니다.
지난해 얼기설기 했던 헝클어진 마음을
정월 초하루에 어디에 묻고 와야 하는가?
서산큰댁에서 차례를 모시고 성묘를 끝내고
차를 잠시 옆으로 몰고는
서산 부석면에 있는 부석사를 갑니다.
웬지 조용한 사찰에 들려
바람에 흔들리는 풍경소리 들어가면서
조용한 그곳에 묻고 오면
마음이 편하고 올 한해는
아무일도 없을 것 같은 생각을 합니다.
천주교인 이면서도 사찰에 가끔 들릴때면
불전함에 꼭
얼마간의 작은 성의 표시를 합니다.
그 옆으로는 소원지를 써서 세번의 종을 울리고
소원지를 줄레 꿰어 보라고 합니다.
소원지에는 내 작은 소망을 적어
줄에 엮어 놓기도 했습니다.
그 앞 벽면에는 내 마음을 읽기라도 한듯
좋은 글이 있습니다.
"텅 비어 있으면
남에게는 아름답고
나에게는 고요합니다".
자꾸 삶의 어려움들을 내려놓고
텅빈 마음으로 고요함을 찾으라는 뜻 같습니다.
하늘 한번 올려다 보고는
하느님
지금의 제 모습 어떻게 보고 계시나요??
그분의 말씀이 들리는듯 합니다.
수산나야~~
지금 잘하고 있느니라.
정월 초하룻날
좋은 뜻의 덕담을 듣고 온듯 마음이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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