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리의 방

문텐을 즐기는 저녁...

아포리 2015. 6. 19. 19:20




아직은 하지도 지나지 않은 어정쩡한 초여름.

한낮은 31도의 따가운 여름이고

 

아침, 저녁으로는 선선한 초 여름이고

자정도 얼마 남지 않은 시간

 

하루를 보내면서 하늘을 올려다 보았네

어릴적 그리움의 대상이던

 

둥근 보름달을 보네

그 안에 옥토끼가 방아를 찧고

 

계수나무가 열매를 맺고

어릴적 엄마한테 들었던

 

아리하고 달콤했던 달의 추억을

여직 버리지 못하고 간직하고 있는데

 

한여름 작열하는 썬탠은 싫어해도

맑고 시린 초 여름의 밤 하늘 둥근 보름달은

 

혼자만이 오롯이 즐기는 문탠의 즐거움이네

집안 모든 소등한 거실 한 가운데 동그마니 앉아

 

거실 한가득 들여 놓은 보름달 문탠을 즐기네

 

볼륨 작게 줄여놓은 오디오에서는

케니지의 잔잔한 색소폰 연주가

 

문탠을 즐기는 나를 감동으로 이끄네

거리의 가로등 모두 소등하고

 

오늘같은 날 맑은 보름날은

문탠을 즐기는 나만의 날이고 싶네

 

어디서 들려오는 개구리 울음소리 불러모아

이대로 주저 앉아 나는 문탠을 즐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