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족이야기

빈 자리....

아포리 2017. 5. 2. 06:47

 

 

 

 

매일 저녁 7시 경이면 녀석들이 전화를 걸어온다

그것두 영상통화를 하자고 영상으로 돌려 놓는다.

 

그러면 할머니는 잠시 머리라도 매무새를 고쳐 본다. ㅎㅎ

에공 영상으로 들여다 보는 할머니의 모습은 왜케 할머니야~~~ 참말로

 

아이들은 할머니의 모습은 상관도 없이 계속 영상으로 종알 거리면서

할머니는 언능 영상을 접어 놓고 싶은데

 

그냥 귓속으로 소곤 거리는 소리만 듣고 싶은데

에고 녀석들 이라도 민망해.....할머니 주름진 얼굴 보이기가. ㅠ

 

할머니도 예전에는 참 이쁘다고 했는데..ㅎㅎㅎㅎㅎㅎㅎㅎ...웬..ㅋㅋ

아이들과 영상통화를 마치고 나면 그래도 괜히 기분은 좋다.

 

주말이면 거의 매주마다 오던 녀석들도

이젠 중학교에 들어간 녀석이 공부거리가 많아서 인지

 

이젠 한달에 한번 보기도 안되는 것 같다.

누구의 말대로 오면 반갑고, 가면 더 반갑다고 하더니.

 

딱 그 모양새다

조용한 적막강산 같던 집안에 주말에 아이들이 들이닥치는 순간부터

 

집안은 아수라장이 된것 같은 느낌이다.

정신을 온통 쏙 빼 놓고 머리가 빙빙 거린다.

 

그도 그럴 것이

둘만 사는 집안은 언제나 숨소리 조차도 멎어 가는것 같은 기분인데....ㅠ

 

나도 이젠 어쩔수 없는 나이쟁이가 되어 간다.

밀물처름 왔다가, 썰물처럼 빠저 나간다.

 

엄마~~~할머니 이젠  갈께요....하는 순간부터

가슴이 허허롭고, 텅빈 가슴으로 남아 있을 생각에 내 눈속이 뜨겁다..

 

아이들이 현관문을 열고 나가는데

왈칵 눈물을 보일것 같아 어여 가라고 손짓을 하고는

 

다른때 같았음 엘리베이터 타고 밖에 까지 쪼르르 따라 나가 헤어짐을 하는데

이번에는 웬지 아이들과 헤어짐이 눈물이 날것 같아서.

 

언능 가라고 손짓을 하고는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기도 전에

현관문을 닫고 들어왔다.

 

뜨거운 눈물이 방울되어 떨어진다. 왜 이러지????

나도 이젠 나이쟁이가 되어 가나......???

 

아이들이 조잘거리고 떠난 자리가 휑하니 넓다.

평소에 잘 마시지 않던 달작지근한 믹스커피 한잔 타서는

 

혼자 식탁에 앉아 홀짝 거리면서 마음을 달래 본다.

아이들은 커 갈수록 바쁘고, 나는 시간이 갈수록, 아이들 해바라기 해야 하고

 

그래도 그 마음을 감추고 애써 평온한척 해야 한다.

이 쓸쓸함을 어찌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