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단상

장애인 복지관 맑은소리 하모니카 교실

아포리 2017. 12. 1. 04:48

 

 

음성 메모 031.mp3

맑은소리 하모니카 교실 무대 연주전 리허설 숨어우는 바람소리~

 

 

 

햇수로 5년째 되었나 보다

장애인 복지관에서 하모니카 수업을 시작한지가..

 

그해 겨울..

시청 강당에서 행사가 있던 날...

 

행사장에 내빈으로 오셨던 중 한분이

하모니카에 대해서 이것저것 물어 보는 것이다.

 

그리고 며칠뒤 인편으로

장애인 복지관에서 하모니카 교실개설하는데 와 달라는 전갈이였다.

 

문제는 시각장애인들이 하모니카 공부를 하고 싶어 한다는 것.

난감하였다.

 

시각장애인 이면 악보를 볼수가 없을 것인데...

한동안 고민을 하고 지금은 안 계신 멘토 선생님께 의논을 드렸다.

 

멘토 선생님께서 많은 용기를 주셨다.

물론 내 멘토 선생님도 장애를 가지고 계시는 분 이셨다.

 

자상하게 다독이면서 충분히 해 낼수 있다는 용기를 주셨다.

그렇게 시작한 하모니카 교실 맑은소리반이 시작이 되었다.

 

햇수로 5년을 지내오면서 고운정, 미운정이 담뿍 들어 있지만

그동안 또 스처 지나가는 수강생들도 많이 있었다.

 

장애를 가지고 있는 분들은 중복장애를 가지고 있는 분들이 또 많아서

하모니카 연습하는 날, 병원을 가는 날이 더 많아 빠지는 날이 많았다.

 

수강생들이 빠저 나가다 보니 나도 더 이상 수업할 재미도 없고 접어 버릴까???

고민을 여간 많이 한게 아니였다.

 

바쁜 일정중에 하나를 빼 버리면 너무도 홀가분 할것 같은 생각에.....ㅎ

그렇게 지내오다 보니 벌써 5년 이라는 세월을 건너 왔다.

 

지난 여름을 보내면서 이제는 정말 내가 손을 놓아야 할 시간임을 감지했다.

내 건강도 자신이 없었고 너무도 바쁜 일정을 소화 해 내기 버거웠다.

 

단호하게 이제 저는 여기서 손을 놓겠습니다. 했더니

우리 맑은소리반 학생들 모두 침울한 표정으로 있다. 그래도 나는 독해야 한다.

 

인정에 끌리지 말고, 담당선생님도 난색을 표하시고.....

11월에 있을 행사도 준비를 해야 하는데, 걱정을 하신다.

 

일정 중에서 하나를 빼 버리니 얼마나 홀가분하고 날아갈것 같은지.....ㅋ

그리고 내 바쁜 일정 때문에 복지관 맑은소리는 잊고 있었다.

 

그래도 그동안 지내온 정이 있는데....어떻게들 지내고 있지???

소식을 들어 보니 총무님이 그대로 진행을 하고 있다고 .......ㅠ

 

내가 너무 무책임 했나???? 11월 행사는 마무리를 지어 주어야지..

행사 마무리를 해 주겠다고 자신있는 말을 남기고 오긴 했는데

 

뜻하지 않게 남편이 병원에 입원을 하는 바람에

장애인 복지관 가장 중요한 시기에 또 수업을 못하는 일이 생겼네.....ㅠ

 

마지막 2주를 남겨 놓고 연습을 했더니 그동안 수업진행을 못해서

박자가 엉망이였다. 다시 바로 잡아 놓고

 

어제....

11월 마지막 날 저녁 맑은소리반 무대에 올려주고

 

숨어우는 바람소리/ 우리의소원은 통일/ 노란샤스의 사나이

3곡을 연주 하는데 모두 잘 하네.....

 

연주시작전 리허설때 보다 잘 한다. 한숨을 돌리고

맑은소리반 연주를 끝내놓고 모두 함께 잔치가 벌어지고 있는 곳으로...

 

오영은 선생님, 행사때마다 사진을 담아 주시는 김태규 선생님,

우리 맑은소리 식구들......ㅋ 함께

 

맥주도, 소주도, 막걸리도, 함께 하면서 나는 계속 갈등을 해야 했다.

참 인간미 있고 인정있는 그네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그만 내려 놓고 돌아서야 하는데, 어린아이들 남겨 놓고 돌아 서는것 같아서

마음은 참 편지 않은데......나도 이젠 지처 가는데

 

속으로는 두 마음이 갈팡 거리는데, 맑은소리 식구들은 무어라 할말도 못하고 있고

간간히 대화중에 다시 선생님 하고 함께 하모니카 공부를 하고 싶다는 어려운 이야기를 내 놓는다.

 

내가 즐거운 마음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고 얼굴은 웃고 있지만

홀가분하게 내려 놓아야 하는 그네들은 아마도 내 이런 마음을 알기나 할까???

 

바쁜일로 하모니카 수업을 못하고 있는 이현숙 선생님이

맑은소리 하모니카 연주 끝내고 무대에서 내려 오는데

 

쪼르르 달려와서 꽃다발을 건네 주는 것이다.

지금 맑은소리반 학생들은 장애아를 두고 있는, 또 시각장애를 가지고 있는,

 

정상인들 모두 섞여서 하모니카 수업을 하고 있다

교장선생님으로 퇴임을 하신 오영은 선생님이 건네 주시는 맥주 한 모금 마시고,

 

내겐 거의 아버지뻘은 아니여도 그만큼 연세가 드신 선생님이.....

그래도 하모니카 선생님 이라고 늘 깍듯하게 고개를 숙여 주시는데......

 

복지관에서 점심을 드시고 나면 우유, 쥬스가 나오면 그걸 꼭 가방에 넣어 가지고

하모니카 연습시간에 내게 내밀면서 요건 선생님 드셔요....하시는 인정...

 

박자 틀린다고, 음정 틀린다고, 연습시간에는 까칠하게 굴고 있는 내게

맑은소리 하모니카 교실은 그래도 좋은가 보다.

 

하모니카 선생님은 이제 다시는 안 나올거야 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을 앞에 놓고

내 마음이 즐거울수가 없었다.

 

겨울 지나고, 겨울은 날씨가 추우니깐 모두들 집에서 쉬고

따뜻한 봄날에 다시 봅시다란 여운을 남겼더니.

 

모두 얼굴 화색이 밝아지고, 얼마나들 좋아 하던지.....

그런 모습을 어떻게 매몰차게 뿌리칠수 있으리......ㅠㅠ

 

그랬더니 총무님 담박에 하는 말....

선생님 겨울동안 추워도 맑은소리반은 계속 연습을 하고 있을테니

 

2월달까지 휴가를 줄 터이니 3월 첫주부터 하모니카 수업 하자고

휴가를 보내 준다네....세상에 그 비싼 머플러를 선물로 주면서.....ㅠㅠㅠ

 

그럽시다,~~~~

내 한마디의 말이 그네들에게는 커다란 함박웃음이 되어 진다.

 

이렇게 좋아하는 사람들을 내가 매몰차게 돌아서면 안되겠지..

맑은소리반 하모니카 교실.....행복해 하는 내년을 또 만들어 줘야지

 

이젠 단단히 코가 꿰였다.

맑은소리반 그네들과 함께 행복한 날들 만들어 보자

ㅠㅠㅠ

음성 메모 031.mp3
2.24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