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엄마와는 살아 오면서 추억 쌓아 놓기 하면서
살아오지 않았을까????
엄마와의 추억 쌓아 놓기 중
제일 잊혀 지지 않는 건.....
엄마한테 혼 났던 기억이 아니라....
엄마한테 종아리 맞았던 기억이 아니라....
아주 어릴적 기억부터.....엄마 품을 떠날 때까지
기억속에 자리 하고 있는 이야기 한자락...
옛날 어릴적엔 추녀 끝 고드름 보고 자라왔고
고드름 다 가시어 갈때쯤이면 엄마는 넓직한 마당에 화초밭 가꾸기 시작을 하신다.
우리동네에서는 유일하게 마당이 넓직한 우리집 꽃밭이 늘 화제거리였다.
엄마는 화초 키우는 일을 대단히 잘 하셨던 기억이다.
그래 그런지 우리집에 마실 오시는 동네 분들은 우리집 베란다를 보곤
내가 화초를 아주 썩 잘 키우는 걸로 착각을 하는데
엄마는 온 정성을 다하여 화초를 키우면..
나는 여기저기에서 주워다 키운 화초들이라 베란다에 어울림은 없어도
즈네들끼리 썩 잘 자라는 것 뿐...나는 화초 키우는 재주는 없다.
여름이면 마당 한가득 피어 있는 꽃뜰 때문에
우리집 마당 평상은 이른저녁을 하고 난후 초저녁 동네 마실 모임터 같았다.
동네 엄마또래 분들이 자주 모이곤 했다.
그 바람에 엄마가 키운 붉은 꽈리를 속을 빼내어 꾸왁꾸왁 꽈리를 불어 볼줄 알았고
초저녁에만 피는 분꽃을 한송이 두송이 따서 밑둥을 자르고 피리를 불어 보기도 하였다.
또 공주마냥 맞지도 않는 엄마의 너른 치마를 휘익 두르고는
분꽃 서너송이 따서 양쪽 귀 뒤로 꽂고는 공주행세를 하기도 했다.
또 하나~~~빼 놓을수 없는 엄마의 정성스런 일거리
초겨울 김장이 시작되면 배추를 다듬고 난 후 배추 꼬랭이를 하나하나 다듬어서
엄마만의 창고에 넣어두면 그 배추꼬랭이는 우리들 오남매의 겨울 최고의 간식거리였다.
지금도 그 맛은 잊혀지지 않아 가끔 배추꼬랭이 이야기를 하면
엄마는.... 요즘은 농약때문에 먹을수 없단다.
초겨울 김장은 우리집은 보통 100여포기를 했던 기억이다.
동네 엄마친구분들과 품앗이로 김장을 하면
점심은 배추된장국에 팥을 듬뿍 넣은 밥을 하시면 얼마나 그 맛이 일품이였는지....
김장을 끝내고 나면 또 더 큰 일이 기다리고 있었다.
팥시루떡/ 팥소를 넣은 찹쌀떡....우리는 어려서 그것을 모찌라고 했다. 갈래떡
한아름 떡을 해서는 안방 벽장에 나무 함지박에 차곡차곡 넣어서
겨우내 우리들 간식거리로는 최고였다.
학교에서 늦게 돌아오는 날이면 연탄불위에 석쇠를 얹어 놓으시고
찹쌀떡, 갈래떡을 올려 놓고 타지않게 굴려 가면서 구워 놓으신다.
그러면 팥소를 넣은 찹쌀떡은 달작지근한 속 내용물이
연탄위로 흘러내려 자작 거리면서 타는 소리.....그 냄새....죽인다. ㅋ
옛날 겨울은 문고리에 손만 닿아도 철걱 붙어 버리고
할아버지 머리맡에 놓아 드렸던 자리끼도 아침이면 얼어 있던 시절이라.
안방 벽장은 우리집 냉동고 역할을 톡톡이 하면서
겨우내 우리들은 먹거리가 풍성했던 기억, 엄마와의 푸짐한 추억 이다.
내가 시집올때 까지도 엄마의 일거리는 사라지지 않고
늘 겨울이면 생각나는 엄마의 손길 이였다.
가끔 엄마한테.....엄마 그 찹쌀떡 먹고 싶다 하면
엄마가 하시는 말슴은.....
요즘은 맛있는 것들이 세상천지에 쎄고쎘는데 그게 뭔 맛이 있다고...하시지만
물론이지, 지금은 세상에 먹을것들이 풍요속에 빈곤이라고
다 그 맛이 그 맛이고...엄마의 손길 맛은 없다 뿐이지
엄마의 세상에 쎄고쎈 맛있는 먹거리를 찾는게 아니고
엄마의 손길 맛을 찾고 싶은 마음인데......ㅠㅠ
이젠 엄마의 손길 맛은 엄마 한테서 멀어지고, 기대도 할수 없고
우리 세 딸래미중 누구 하나 엄마의 손길을 이어받은 딸래미는 없다.
김장을 하고 난 후의 팥 시루떡은 참 별미중의 별미였다.
엄마....힘들게 그거 뭐 해마다 김장 끝나고 집에서 팥 시루떡을 하고 그래...
하면 엄마는 말씀하신다.
일년을 잘 살아 왔고 또 한동네 살면서 떡 한접시 나누어 먹는거지....
하신 정감 어린 엄마의 마음을 그때는 그걸 몰랐다.
그 한가지 나도 이사를 할때면 꼭 시루떡을 해 가지고
아파트 1층에서부터 꼭대기 층까지 한바퀴 돌아 내려 오는데
시루떡 한접시 받으면서 하시는 말씀들은~~~
어휴~~~요즘도 떡을 해서 돌리는 집도 있네요......그럼 나는 머쓱해 진다.
엄마는 김장후에 정성을 다해서 팥시루떡을 해서 동네에 돌리는 일은
그건 정감 이라고 하셨는데....
요즘 우리네 살아가는 시루떡 한접시 돌리는 건
머쓱한 일이 되어 버린지 오래인것 같다.
며느리가 올해 김장을 친정에 가서 해 오면서 김장 끝난후에
안 사돈께서 팥시루떡을 하셨다고 하면서 가지고 왔다.
팥시루떡을 열어보는 순간 내 친정 엄마의 모습이 모락모락 올라온다.
엄마는 지금 아무것도 할수 없는 기력이 되어 버렸는데
나는 안타까운 마음에 엄마와 함께 다시 한번만 옛날 끝으로 돌아가고픈
엄마와 밤 하늘의 별을 수 없이 바라 보았던....
그 어느날 하루만이라도 다시 돌아 가고 싶다.
엄마의 그 감성 어리셨던 젊었던 그 시절로, 밤 하늘 별을 좋아 하셨던
은하수를 이야기 해 주셨던....별똥별 이야기를 해 주셨던
그 잠깐의 시간을 내서 한번만 이라도 돌아가 보고 싶다.
엄마와의 옛날에 감성이였던 이야기를 하면
지금 엄마는 촛점 잃은 눈으로 그냥 가만히 웃고만 계신다.
내 엄니~~~지금 내 엄니의 모습이 슬프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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