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글로쓰는일상이야기

20200917/ 게으름의 극치~~~

아포리 2020. 9. 21. 20:50

 

 

여름은 잃어 버리고

가을은 야금야금 어느새 중순을 지나고 있다.

 

마음마저 잃어 버리고 게으름인지

머릿속으로는 꽃무릇 타령을 하고는 있지만

 

딱히 꽃무릇 찾으러 어디까지 가야 하나?????

하루하루는 무기력하게 지나가고 의욕이 없네...ㅠ

 

꽃무릇 찾으러 멀리 나들이 가기는 마음이 내키지 않고

가까운....가까운 곳으로 가보자 싶은데도 그것마저도

 

마음이 왜 내키지 않는 것인지....

마음과 몸이 함께 가야 하는데 따로 놀고 있다.

 

올해는 시에서 집앞에 있는 공원정비를 하면서

키작은 나리꽃을 가득 심어 놓은 곳에

 

꽃무릇이 간혹간혹 ...가뭄에 콩나듯 피어지고 있다.

그런데 그나마도 매일 공원 산책을 하면서도

 

차일피일 미루다가 꽃무릇이 모두 제 모습을 잃어 갈 즈음에서야

게으른 몸 끌고 나가 본다. ㅠㅠㅠ

 

선홍색 꽃무릇의 우아하고 화려한 모습은 진즉에 삭아들고

낡아가는 내 모습처럼 꽃무릇의 모습도 초췌한 모습만 남아 있네

 

초췌한 꽃무릇의 모습에 카메라를 들이 대어 보지만

여간 미안함이 아니네.....

 

고풍스런 고즈넉한 사찰의 꽃무릇이어야 하는데 올해는 땡이네..

문득 탱화작가인 막내동생 생각이 떠 오른다.

 

탱화를 그리는 천에 꽃무릇을 이겨 바르면 탱화를 오래 간직할수 있다는데

일전에 탱화를 할때는 황칠을 쓴다는 생각만 나는데..ㅋ

 

꽃무릇과 상사화가 유독 사찰에 많이 피어 있는건

불교문화와 어우러짐이 있기 때문인가 보다...

 

집앞 공원에 상사화도 딱 한가닥이 피어 있었는데

그 상사화 모습도 담아 보려고 가까이 가보니

 

상사화 꽃잎이 시들어 고개를 숙이고 있네

꽃무릇의 화려함을....상사화의 애절함을 잘 표현해서

 

카메라에 담아 왔어야 하는데

게으름의 극치를 반성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