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친구가 놀러오면서 우리집에 오면 아무것도 없을것 같은 생각을 했는지...ㅎ
출발하면서 부터 반찬을 해 올테니 밥만 해 놓으란다.
참 센스있는 친구라는 생각을 하면서 아무렴 자네가 오는데
우리집에 진수성찬은 아니여도 반찬이야 없겠나....
그래두 우리 둘이서 먹을 반찬 몇가지는 챙김을 하고 있었지
그런데 혼자있는 내가 안스러웠던 친구는 서너가지 반찬을 만들어 오면서
아침밥상은 친구가 만들어온 반찬으로 해결을 했지....예의상..ㅋㅋㅋㅋ
그래도 속으로는 우리집에 왔으면 우리집 반찬을 먹어 줘야지
자네 뭐하는 짓이지????
그래두 친구의 살뜰한 내 챙김이 고맙기는 했지
그러면서 한봉지 가득 봄동을 씻어서 싸 짊어지고 왔으니
이거 씻은 거니깐 너가 해 먹고 싶은대로 하라네
그냥 갖다 주어도 내가 잘 씻어서 해 먹을긴데.....ㅠㅠ
그냥 받아든 봉지채로 냉장고 서랍에 넣어 놓고는
하룻밤새 잊고 있다가 아참.....그게 있었지 봄동~~~
삶아 무침을 해 먹던지 아니면 겆절이를 해 먹던지
친구의 쟁쟁한 소리는 아직도 귓가에 남아 있는데 이걸 뭐를 하지???
그냥 쌩으로 겆절이를 해보자 싶어
파를 꺼내 도마위에서 칼질을 하는데 웬지 낯설은 소리가 울리네
타다다닥~~~타다닥 내 칼질하는 소리가 도마위에서 경쾌하게 들리면서
아주 오랜만에 들어보는 도마위에 칼질소리가 왜케 정겨운겨.....ㅎ
얼마나 반찬을 안해먹고 살고 있으면....도마위에 칼질하는 소리가
그렇게 여운으로 가슴으로 파고 들어오면서 정겨운 소리로 들리는지
참 세상에 누가 들으면 웃을 소리라고 치부를 해 버리겠지만
잊고 있었던 도마위 정겨운 타타닥 칼질 소리가
역시 나는 아직도 여인네이고 여자이고....감성적이고 ㅋㅋㅋ
오랜만에 들어본 도마위 칼질 소리에 감동을 하다니
누가 보면 웃긴다고 했을것 같지만
주방에서 오랜만에 나무도마위에서 나는 소리가
이런 행복감을 잃어버리고 살아 온것 같네
혼자 있어도 잘해 먹고 살아야 하거늘 나는 그동안
모해 먹고 살아 왔지????
웬 도마위에 칼질 소리가 그렇게 고운 여운으로 남아 있는 것인지
머리허연 이젠 볼품없는 상 할마이로 변해 있지만
나는 분명 이젠 나를 위한 도마위 칼질을 멈추지 말아야 하는겨
봄날 지천으로 나오는 나물들을 올봄에는 나를 위한
도마위 칼질을 세레나데로 생각하면서.....ㅋㅋ
참으로 노인네의 궤변은 끝이 없어라.....
댕댕이 두리 지지배가 말간 눈으로 할마이를 올려다 보면서
할머니 모해??????
할머니???? 반찬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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