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리의 방

잊혀지지 않는 여인....

아포리 2016. 8. 31. 06:27

 

 

 

 

문득 문득

참 많이 살아 왔구나 하는걸 궂이 흰머리 때문만도 아닌...

 

기억력, 추억거리 들을 더듬어 볼때

참 오랜시간 나도 지내 왔구나 하는걸 느낀다.

 

우리가 삶을 살아 내면서

수 많은 사람들고 헤어지고 만나고, 만나고 또 헤어지기를

 

얼마나 반복 해 가면서, 또 생각해 가면서 살고 있는지...

새로 인연 지어진 사람도 좋지만

 

세월따라 흘러가 버린 사람도 사무치게 그리울때 있다.

내 화장대 앞에 늘 꽂혀 있는 엽서 한장의 여인.....

 

햇수로 거의 15년 전에 만났던 사람인데

유독 잊혀지지 않고 찾고 싶고, 보고 싶고 하는 건...

 

나를 향한 그녀의 살뜰함 때문일까???

우리는 컴퓨터 반에서 처음 만났다.

 

책상 건너 건너에 앉아 있는 그녀는 짝꿍은 아니였지만

이상하게 마음이 서로 동했다.

 

그건 아마도 음악을 좋아하는 이유, 노래를 썩 잘 하는

그녀 였기에 아마도 우리는 마음이 동했나 보다.

 

그녀는 고등학교 역사 선생님을 퇴직했고,

나는 그 당시에 문화해설을 하고 있었기에 그것 조차도 마음이 동했나 보다.

 

하루는 아주 작은 책, 손바닥 만한 문고책을 하나 건네 주면서

이 책 내용이 ......당신 모습하고 똑 같이 닮은 것 같아서......선물 하는 거란다.

 

집에 돌아와 책장 첫 표지를 여는 순간

마음이 찡함을 느낀다...

 

거기에는....

"올해 내가 제일 잘한 일이 당신을 만난 것입니다"

"최문자"

 

친필로 적힌 그 책 첫장을 보고 나는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었다.

내가 까마중을 좋아하는 이유는

 

물론 어릴적 동생들과, 동네 동무들과 놀다가

길가 한 귀퉁이에 피어 있는 까마중을 한알한알 따 먹던

 

그 시절 생각이 나서 좋아도 하지만

내가 까마중에 얽힌 사연을 어디에 기고를 했던 것이 발표가 되어서

 

그걸 읽어 본 그녀가

한 여름 날씨가 몹시도 무덥던 날, 그녀는 손바닥 하나 가득

 

까마중을 따서는 나를 찾아 왔던 그 기억 때문에도

까마중만 보면 지금도 그녀 생각이 간절하다.

 

그녀와 컴퓨터를 공부했고, 합창을 함께 했던 시절......

내가 알고 있는 그녀의 신상은

 

아직 결혼을 안한 남매가 있고, 남편도 교사였고,

우리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아파트에서 살고 있고

 

책을 좋아하고, 노래를 좋아하고, 경동교회를 다녔고, 역사 선생님 퇴직 했다는 것..

 

그리곤

내 하는 일이 너무도 바뻐서 컴퓨터 반도 빠지는 날이 많았고

 

일주일에 한번씩 합창을 하는 교회도 못 나가는 날이 많았고

그러다 그녀와 헤어지게 되었다.

 

그 뒤로 교회 합창반을 찾아가 "최문자" 그녀를 찾았지만

이사를 갔다는 이야기만 뱅뱅 거리면서 아쉽게 만들었다.

 

얼마나 아쉬움이였는지

지금도 그녀가 보내준 2013년 연하장 카드를

 

잊지 못하고 화장대 앞에 꽂아 놓고는

보고 싶고, 찾아보고 싶고, 그렇게 세월만 보내고 있다.

 

지금은 그녀도 나처럼 늙어 있을 것이고

아이들 모두 출가 시켜 아마도 남편과 둘이만 알콩이 달콩이 하면서

 

살고 있을것 같은데

내가 그녀를 잊지 못하고 그리워 하고 있는데

 

그녀도 내 생각쯤 하고 있을까????

살아오면서 스처간 인연중에 제일 잊혀지지 않는 "최문자" 이름을 가진 여인

 

한 여름 까마중을 내가 좋아 한다는 이유로

손바닥 하나 가득 담아서 나를 감동 시켰던 그녀......

 

그날 그녀의 손바닥은 까마중 물이 까맣게 들어 있었다......

내 스처간 인연중에 ...

 

그녀만큼 보고 싶은 사람은 없는데......

만나고 싶다...보고 싶다....눈물이 날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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