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북 개성에서 내려오신 우리 친정부모님은
일가친척 없이 홀로 남쪽으로 내려 오셔서 집안이 단촐하기 짝이 없고
명절날엔 기쁘게 세배를 하러 다닐곳이 없었다.
그러다 딸 셋, 아들 둘을 두셔서 나름 다복하시다고 생각 하셨을까??
철이 들기 시작하면서는 가끔씩 엄마의 외로움이 얼굴에 스치곤 하는걸 보았다.
그래서 끔찍이 큰딸인 나를 더더욱 예쁘게 생각하신지도 모르겠다.
늘 엄마는 셋 딸중에 큰딸래미를 꽃 이라고 하셨다.
꽃 이라고 부르실때마다 그저 무덤덤하게 대답을 하곤 했는데
조금 철이 들기 시작하면서 부터는 꽃이라고 부르시는 것이 조금은 부담스러웠다.
세상에 그 수많은 꽃 중에도 나를 닮을 꽃은 하나도 없었고
나는 꽃 처럼 예쁘지도 않았기 때문에
울 엄마한테만 나는 꽃 이였다.
그래두 엄마랑은 큰 딸래미가 되어서인지 마음도 잘 통하고
지금 돌이켜 보면 엄마의 마음은 내가 친구 이상의 보물단지였지 싶다.
그런데 나는 가끔 내 말을 잘 안 들어 주시던 엄마를
퉁퉁이 엄마라고 ....그 엄니는 지금 하늘에서 내가 사는곳을
내려다 보시면서 나를 보살펴주고 있으신건 아닌지....
요즘처럼 하늘에 뭉게구름이 많을때는 그 속에서 엄마의 모습을 찾아보기도 한다.
베란다 화분에 나팔꽃이 심심찮게 피고 있다 내가 심은 것은 아닌데
아마도 흙갈이 할때 흙속에 나팔꽃씨가 딸려 오는것 같다.
매일 새벽 이른시간에 나팔꽃을 보는 재미가 쏠쏠 즐겁다.
그런데 오늘아침 나팔꽃의 모습이 이상타 처음 보는 나팔꽃이네...
모습이 다른 나팔꽃을 바라보면서 마음이 아려오기 시작을 한다.
보통 두세시간 이면 나팔꽃은 꽃모양을 오무리기 시작하는데
계속 나팔꽃을 관찰하면서 보아도 마음이 아픈 나팔꽃이다
왜 그렇게 되었지??? 어릴적부터 수많은 나팔꽃을 보아 왔지만
모습이 다른 나팔꽃은 처음 보았다.
문득 내 엄마의 모습을 찾아 보면서
저 나팔꽃의 엄마는????? 가슴이 왜 이렇게 아린지.
시간이 흐르고 나팔꽃도 모습을 오무리는데 그냥 저대로 오무리고 말았네
다음생에 다시 태어나면 예쁜 나팔꽃의 모습으로 태어나렴
나팔꽃이 씨를 앉혀 놓으면 소중하게 받아 놓았다가
내년봄에 정성들여서 심어주고 가꾸어 주고 싶다.
내년에는 예쁜모습 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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