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서...너무 더워서
댕댕이 두리지지배랑 새벽바람 5시반 이면 산책을 나선다.
바로 집앞이 얕으막한 야산 그대로 공원이라
인위적으로 조성된 공원이 아니라
깊은산속에나 있을 나무들이 그대로 있는것이
초가을 접어들어가면 머리위로 톡톡 떨어지는 밤송이, 도토리에
깜짝 놀래곤 한다.
밤송이가 머리위로 떨어지면 떨어지는 속도에 걸맞게
머릿속이 하루종일 따끔거린다. 그나마 도토리는 애교쟁이다. ㅋ
처서도 지나서인지 예전 새벽 5시반이면 훤한 시간인데
요즘 5시반이면 제법 가을티를 내는 조금은 어둑거리면서 선선하기 까지 하네
세찬비가 지나간 후라 공원바닥이 어수선하고 어지럽다.
순간 머리위로 물먹은 밤송이가 떨어지는데
내 머리위로 떨어저 다행이지 댕댕이 두리 지지배 머리위로 떨어졌으면
어쨌을까나.....참 다행이다.
밤송이를 비롯해 여기저기 후두둑 거리는 소리
아직 여물지도 않은 도토리가 깔려 있다.
푸르름 이였던 나뭇잎새들의 모습도
한철 지내놓고 쌩쌩하던 푸르름을 벗어 버리고
여유로운 곱디고운 색감으로 탈바꿈 중이네
나를 놀래켜준 밤송이 하나 도토리 서너개 이쁜 꽃잎...
나는 또 한 계절을 맞이하고 보내야 하는
쓸쓸함 보다는 이젠 여유로운 멋진 마음으로
나이들어 있는 모습을 가다듬어 본다.
손톱에 빨간 봉숭아 물도 들여놓고 하얀 매니큐어도 발라놓고
반짝거리는 빨간 손톱을 바라보는 마음이 행복함을 느껴본다.
몸은 낡아 있지만 아직도 남아 있는
내 마음의 여리디 여린 모습을.....
아들녀석이 유치원도 들어가기전 밖에서 뛰어놀다 들어온 녀석의
얼굴을 씻겨 주는데
녀석이 하는 말.......
엄마~~ 마음은 안 씻어요????
놀다 들어온 녀식이 더운데 몸은 안 씻겨 주느냔 말을
마음은 안 씻어요??
마음도 씻어 주어야지.....
오십을 갓 넘겨 놓은 녀석의 어릴적 모습이 생각난다.
앞으로 남아 있는 내 일상의 시간들을 곱디고운 나뭇잎 만큼이나
더 곱게곱게 물들여 놓아야 겠다
오늘 하루도~~~이른 가을색 만큼, 하늘의 뭉개구름 만큼...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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