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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손녀딸이 올해 초등학교 입학을 하게 된다.
지난 가을에 내 딴에는 목화꽃에서 나온 솜이 하도 신기해서 아이에게 보여 줄 요량으로 고이 흐트러질새라 싸 가지고 대전을 갔다.
“사랑하는 채영아 이게 뭔지 알아?”라고 물으니, 손녀딸이 “네 할머니 알아요, 그거 목화 꽃이잖아요”라고 대답해 깜짝 놀랐습니다. 겨우 일곱 살짜리가 목화꽃을 알다니.
손녀딸이 계속 말하길 “문익점 할아버지가 옷 소매에다 목화씨를 넣어 가지고 와서 우리나라 땅에 심었어요”라면서 “게다가 솜을 만들어서 이불을 만들었잖아요”라고 말한다.
그런 손녀딸이 신통해서 “우리 채영이가 목화꽃이랑 문익점 할아버지를 어떻게 알아?” 했더니 “그거 책에 다 나와 있어요”라고 대답한다. 엄마랑 도서관을 놀이터삼아 살다시피 하더니 문익점 할아버지에 대해 잘도 이야기한다.
참으로 신통하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했다. 사실 내가 이렇게 호들갑을 떠는 것은 이때까지 목화꽃을 한 번도 본적도 없고 꽃 봉우리 안에 솜이 들어 있다는 건 상상도 못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물레 안에 솜을 넣으면 실이 나오는 광경을 문화원에서 처음으로 접했기 때문이다. 일곱 살짜리 손녀딸한테 한방 얻어맞은 날이었다.
이처럼 살아가면서 볼거리, 즐길거리, 느낄거리가 참 많음을 느꼈다. 손녀딸과의 대화 후 지난 가을에 지인들과 점심을 함께 하러 갔던 자리가 불현 듯 생각났다.
주변의 꽃이 예쁘기에 사진을 찍었더니 함께 동행했던 한 선생님이 “그 꽃은 목화꽃인데 열매를 먹으면 참 달콤하고 맛있어요”라며 웃어보였다. 벌은 웽웽 날아들고 목화밭 사랑을 꿈꿔 보았던 그 날이 그리워진다.
<군포신문 제655호 2013년 3월 7일(발행)~2013년 3월 13일>